K-POP의 성공 공식을 만들어 온 이수만이 새로운 제작 시스템과 신인 그룹을 앞세워 돌아왔다.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그가 강조한 K-POP의 본질은 결국 ‘음악’이었다.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WELCOME TO SOULITE From A2O SOUL A2O LITE’ 데뷔쇼가 펼쳐졌다.
A2O엔터테인먼트(이하 A2O)는 첫 데뷔 프로젝트에서 보이그룹 A2O SOUL(이하 소울)과 걸그룹 A2O LITE(이하 라이트)를 동시에 선보인다. 한 팀의 성공을 중심으로 확장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서로 다른 성격의 두 팀을 동시에 출격시키면서 A2O만의 새로운 K-POP 론칭 방식을 제시한다.
이번 행사는 하이브와 맺은 경업금지 약정이 종료된 이수만이 신인 그룹을 앞세워 국내 K-POP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자리다. 올해 3월 A2O 공개 오디션으로 국내 인재 발굴에 나선 그는 이번에 국내 데뷔를 준비한 그룹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SM을 떠난 이후의 제작 역량을 평가받게 된다.
이수만의 K-POP 시장 복귀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그가 SM의 설립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H.O.T.를 비롯해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NCT 등 수많은 인기 아티스트를 발굴할 뿐 아니라 K-POP의 부흥을 이끈 ‘마이다스의 손’으로 평가받아 온 인물이다.
대중의 관심을 모은 가운데, 데뷔쇼에 앞서 비저너리 리더 겸 키 프로듀서 이수만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A2O의 방향성과 비전을 비롯해 엔터테크 기술을 접목한 시스템, 콘텐츠 전략 등에 대해 소개했다.
A2O는 ‘Alpha to Omega’의 의미를 담고 있다. 시작과 끝이 연결되고, 끝이 다시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지면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소울과 라이트로 국내 K-POP 시장에 다시 출사표를 던진 이수만은 CT(Culture Technology)에 대해 언급하며 “저에게 CT는 단순히 문화에 기술을 더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필요한 기술을 찾고,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구현할 수 있을 때까지 실험하며 실행해보는 것, 저에게 Culture Technology는 그러한 꾸준한 노력까지 포함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수만은 CT에는 AI 기술의 발전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뿐만 아니라, 인간과 현실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활용하는 방식까지 변화하고 있다. A2O에서는 그 가능성을 실제 콘텐츠 제작을 통해 하나씩 실험하고 있다”고 말한 이수만은 4DGS(4D Gaussian Splatting, 가우시안 스플래팅 기술에 시간 차원을 추가하여 움직이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사실적으로 렌더링하는 기술)의 발전에 대해 언급했다. 이수만이 설명하는 4DGS는 다수의 카메라를 통해 실제 아티스트의 퍼포먼스를 여러 시점에서 동시에 촬영하고, 그 데이터를 결합해 아티스트의 모습과 움직임을 3차원 공간 안에 재구성한다. 촬영이 끝난 이후에도 새로운 시점과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AI 기술의 접목은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다. 소녀시대를 비롯해 샤이니, 동방신기, 보아 등 뮤직비디오 촬영 사례를 언급한 이수만은 “당시 여러 대의 스틸 카메라로 한순간을 동시에 촬영해, 정지된 시간 속에서 카메라가 움직이는 것과 같은 영상을 만들었다. 당시 이를 스틸 카메라가 아니라 비디오 카메라로 구현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를 고민했고, 그로부터 약 16년이 지난 지금, 4DGS와 우리가 INFINITE 촬영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그 가능성을 실제 콘텐츠에서 구현하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해당 기술은 소울과 라이트의 뮤직비디오에 적용된다. “2D 영상을 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XR 경험도 선보인다”며 보는 것을 넘어 체험하는 음악의 시대를 알린 이수만은 “우리가 기록한 시간과 공간 속으로 다시 들어가, 원하는 위치에서, 원하는 시점으로, 아티스트를 바라보는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를 활용하는 이들의 역량 또한 중요하다고 언급한 이수만은 “우리는 기술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뿐만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AI와 로봇이 인간과 함께 살아가게 될 미래에 대해 “기술이 얼마나 발전하는가 만큼이나 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힌 이수만은 기술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넘어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고민할 시점에 와 있음을 알렸다.
A2O가 기술을 통해 새롭게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아티스트를 보고 경험하는 방식을 넘어, 아티스트와 팬의 소통 방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블루밍톡’은 이러한 A2O의 비전을 구체화한 소통 플랫폼이다. 10월 말에는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영상 Talk’도 열릴 예정이다. 블루밍톡을 아티스트와 팬의 대화 서비스를 넘어, 셀러브리티와 팬이 함께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수만은 “많은 팬들과 셀러브리티가 한 공간에 함께 참여해 서로 실시간으로 이야기하고, 보고, 듣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라이브 토크쇼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 방에 들어온 모든 사람들이 그 대화를 함께 듣고 볼 수 있고, 직접 참여해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며 “앞으로 A2O가 많이 사랑받아서, 많은 분들과 그 공간에서 자주 만나 콘서트도 하고, 토크쇼도 하고, 함께 이야기하고 토론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향후 바라는 비전을 드러냈다.
수많은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이수만이 추구하는 콘텐츠 차별화의 출발점이자 본질은 ‘곡’이었다. 곡, 음악에서 시작한 차별성이 춤과 뮤직비디오, 퍼포먼스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K-POP과는 다르다’는 느낌의 시작 역시 결국 ‘곡’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이수만은 “곡에서 시작해, 춤으로 이어지고, 뮤직비디오로 이어지고, 퍼포먼스까지 그 모든 것이 기존과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What’s the Difference?’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결과물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사랑해 주는 것까지 이루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K-POP’의 본질은 음악에 있다는 이수만의 철학은 소울과 라이트가 새롭게 선보이는 타이틀곡 ‘SUPERSTAR’(슈퍼스타)와 ‘NEON’(네온)에도 잘 녹아 있다. 이수만과 함께 SM의 신화를 만들어 나갔던 유영진 프로듀서가 음악과 퍼포먼스 제작에 참여해 두 팀의 서로 다른 색깔을 완성한다. 같은 프로젝트에서 출발하지만 각기 다른 음악과 콘셉트로 K-POP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숏폼’에 특화된 최근 K-POP의 문법이 아닌, 기존 K-POP의 문법에 지금의 트렌디한 감각을 가미한 것이 인상적이다. 기존 K-POP 특유의 극적인 곡 전개와 풍성한 보컬, 강렬한 퍼포먼스는 살리면서, 이수만과 유영진이 과거 구축해 온 SM 특유의 음악적 색채가 계승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두 곡의 길이다. 두 곡 모두 3분과 4분을 넘기면서, A2O만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려는 시도를 엿볼 수 있다.
한편 오늘(12일) 첫 무대를 공개한 소울과 라이트는 13일 오후 6시 각각의 디지털 싱글을 발매하며 정식 데뷔한다.
[킨텍스(고양)=금빛나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