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국가대표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가 어머니의 약 10년간 한국어 공부 끝에 태극마크를 달게 된 사연과 경기장 전광판에 자신의 긴 이름이 네 글자로 잘려 나오는 뜻밖의 불편을 털어놨다.
1일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특집 2탄으로 펜싱 오상욱, 유도 허미미, 육상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가 출연했다.
이날 MC 김성주는 비웨사에게 어머니 덕분에 국가대표가 됐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그 이유를 물었다.
비웨사는 “제가 처음에 딱 태어났을 때 한국 국적을 받지 못했는데”라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어머니가 약 10년 동안 한국어를 공부했고, 자신이 중학교 3학년이 됐을 때 귀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듬해 본격적으로 육상을 시작할 수 있었다며 “어머니 덕분에 또 태극마크를 달고 이 자리에 있게 됐네요”라고 말했다.
비웨사는 2003년 경기도 안산에서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부모가 모두 외국 국적이었던 당시에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했고, 전국 규모의 육상대회 출전에도 제약이 있었다.
어머니가 오랜 시간 한국어를 공부하며 귀화를 준비한 끝에 2018년 한국 국적을 얻었고, 비웨사 역시 당시 중학교 3학년 때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듬해 안산 원곡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육상 선수의 길이 열렸다.
어머니의 도움은 아들이 육상선수가 된 뒤에도 이어졌다. 비웨사는 지난해 5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에 매달리던 시절에도 어머니가 자신을 응원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해외 전지훈련도 어머니께서 ‘무조건 가야 한다’고 해주셨어요”라며 어머니의 격려 덕분에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태극마크는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였다. 비웨사는 국가대표가 되는 일에 대해 “달기 어렵고, 달면 무게감이 상당할 거라고 느꼈어요”라며 꼭 태극마크를 달아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어린 시절부터 한국에서 자랐지만 국적 문제로 운동에 제약을 받았고,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에는 부상까지 겪었던 만큼 간절한 목표였다.
그리고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그 꿈이 결실을 맺었다. 비웨사는 지난 9월 28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계주 결선에 한국 대표팀의 마지막 주자로 출전했다. 서민준,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에 이어 배턴을 받은 그는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고, 한국 대표팀은 38초43의 한국 신기록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어머니가 한국 국적을 얻기까지 약 10년을 준비했고, 비웨사는 그 덕분에 육상을 시작해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런데 국가대표가 된 지금도 이름 때문에 겪는 일상적인 불편은 남아 있었다.
이날 김성주는 비웨사가 한국식 이름으로 개명하지 않고 여전히 긴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름이 너무 길어 불편하지는 않으냐고 물었고, 비웨사는 인터넷 회원가입을 할 때부터 문제가 생긴다고 답했다.
그는 “인터넷 같은 걸로 회원가입할 때 이름이 잘려 가지고 항상 고객센터에 전화하는 일이 많았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을 온전히 입력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때마다 고객센터에 연락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름이 잘리는 일은 인터넷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경기장에서도 전광판에 자신의 풀네임이 모두 표시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비웨사는 긴 이름 때문에 경기장에서도 앞부분만 남는다며 “그러면 이제 막 네 글자 비웨사다로 짤려서 나온다”고 말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