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여정, ‘기생충’ 오스카 뒤에도 연기 과대평가 두려웠다 “매도 맞을 거 빨리 맞자”

배우 조여정이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다녀온 뒤 오히려 자신의 연기가 과대평가될까 두려웠다며 새로운 역할에 도전했던 속내를 털어놨다.

5일 유튜브 채널 ‘피디씨 by PDC’에는 ‘조여정이 직접 밝힌 배우로 살아간다는 것..생각보다 깊었습니다(feat. 이창동 감독)’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조여정은 ‘기생충’ 이후를 돌아보며 “훌륭한 연출력으로 멋지게 나온 영화 때문에 내 연기가 과대평가되는 것도 너무 무섭고”라며 세계적인 작품에 참여한 뒤 느꼈던 두려움을 고백했다.

조여정이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다녀온 뒤 오히려 자신의 연기가 과대평가될까 두려웠다며 새로운 역할에 도전했던 속내를 털어놨다. 사진= 유튜브 채널 ‘피디씨 by PDC’

그런 마음으로 선택한 작품이 아카데미 시상식에 다녀온 뒤 처음 출연한 드라마 ‘바람피면 죽는다’였다. 조여정은 서늘한 분위기의 추리소설 작가를 연기해야 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이것도 너무 못 해내면 무서운데, 그래도 매도 맞을 거 빨리 맞자. 저 이것밖에 안 돼요. 그런 마음으로 그래도 해보자”고 말했다.

앞서 제작진은 ‘기생충’의 성공 이후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다양한 작품에 출연할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나 조여정은 “아니에요. 전혀 아니고”라며 예상과 다른 답변을 내놨다.

조여정은 한국 영화에서 여성 배우가 맡을 수 있는 캐릭터가 많지 않은 데다 나이까지 맞아야 한다는 현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생충’ 직전에도 많이 힘들었어요”라며 자신에게 맞는 나이대와 캐릭터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 때문에 ‘기생충’으로 큰 상을 받고 한국에 돌아올 때도 좋은 영화와 역할이 갑자기 쏟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세계적으로 성공한 영화 속 자신의 모습과 실제 연기 실력 사이에서 느끼는 부담이 컸다는 것이다.

조여정은 그럴수록 드라마에서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피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며 스스로를 훈련했다는 설명이다.

그 과정이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조여정은 “되게 많이 배웠어요. 제 한계도 많이 부딪혔고, 단점도 많이 알았고”라며 새로운 역할을 연기하면서 자신이 부족한 부분까지 마주했다고 돌아봤다.

이후 찾아온 영화가 ‘히든페이스’였다. 조여정은 오랫동안 영화를 고르느라 쉬었던 것이 아니라 그 시기에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을 만난 것이라며 “운 좋게 제가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와준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 뒤로도 영화 ‘살인자 리포트’, ‘좀비딸’,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까지 작업이 이어졌다. 조여정은 이러한 기회를 두고도 자신의 노력만으로 얻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배우라는 직업에서 나이와 역할의 관계는 늘 어려운 문제였다고 했다. 그는 후배 배우들과도 이런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며 “그대들이나 나나 작품이 없을 땐 늘 애매한 존재인 거 같아”라고 말했다.

반면 자신에게 꼭 맞는 역할을 만나면 주변에서 그동안 어디에 있었느냐는 반응이 나온다고 했다. 조여정은 작품을 만나지 못하는 시기의 불안정함도 받아들여야 한다며 “애매할 수 있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오랫동안 작업을 고대했던 이창동 감독의 영화 ‘가능한 사랑’은 나이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그는 “내가 몇 살만 어렸으면 또 좀 너무 어렵겠네”라며 오히려 지금의 나이가 역할을 만나는 데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동안은 나이가 들수록 자신에게 맞는 배역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그 시간이 새로운 기회가 된 셈이다. 조여정은 “내 지금 나이에 내가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다니? 얼마나 감사해?”라며 오래 기다린 작품을 만난 기쁨을 드러냈다.

‘가능한 사랑’은 이창동 감독이 ‘버닝’ 이후 8년 만에 선보인 영화로, 전도연과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출연했다. 지난 9월 23일 극장 개봉했으며 11월 6일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된다. 조여정은 극 중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 역을 맡았다.

조여정은 자신이 좋은 기회를 만날 때마다 진심으로 감사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고, 노력한 순서대로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후회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연기한다는 것이다.

그는 “열심히 했다고 다 오진 않아요. 열심히 안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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