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탐험-NC③] 이창호,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죠”

이창호는 다시 운동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1987년생인 그는 "현재 1987년생 예비역들이 취업할 때 아니냐"며 "자신의 프로데뷔도 늦은 게 아니다"라고 웃었다.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한국에서 야구선수로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답은 쉽다. 바로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것.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가 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슬라이딩으로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 올해 실시된 2012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도 777명의 선수가 신청, 94명만이 프로팀 선택을 받았다. 이도 따지고 보면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창단으로 늘어난 것. 예전보다 사정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프로 문턱에도 가보지 못하는 야구선수가 대부분이다. 이창호도 프로의 부름을 받지 못한 처지였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덕수정보고 시절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며 괜찮은 사이드암 투수라는 평가를 받던 그였다. 하지만 3학년 봄에 있던 연습경기 도중 타구에 맞아 광대뼈가 함몰되는 바람에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그를 유심히 지켜보던 프로구단 스카우트들도 관심을 거두었다. 그래도 대학 진학이라는 카드가 남아있었다. 단국대에 진학, 4년 후를 기약했다. 하지만 프로팀은 한 번 더 그를 외면했다. 오히려 고교시절보다 기량이 퇴보했다는 평이 많았다.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는 이상하게 운동을 안 하게 되더라고요” 이창호의 말이다. “남들 탓도 많이 했어요. 제 동기들 중 저보다 잘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가 많았어요. 고교시절에는 손영민(기아), 나승현(롯데-경찰청)이 있고 대학 때는 신정락(LG)이 있었죠. 그런 친구들과 비교되는 것 같고 제가 손해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야구와 인연이 끊어지려는 순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상무에 입대 지원서를 냈다. 결과는 합격. “사실 상무에 떨어지면 야구 관두려고 했는데…. 붙어서 너무 좋았어요. 군대 간다고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 저밖에 없겠죠(웃음)”

꼭 가고 싶던 군대여서 그랬는지 상무시절 그의 활약은 돋보였다. 지난 시즌에는 주로 패전 처리로 나섰지만, 올 시즌에는 승리 계투조로 나서며 퓨처스리그 8승4패, 평균자책점 1.98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상무에서 ‘인내심’이 많이 늘었어요. 규칙적인 생활로 몸 관리가 절로 되서 기술적인 면도 향상됐지만, 정신적인 부분에서 더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내가 열심히 안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역 일자가 다가오면서 그를 눈여겨 보는 구단들이 늘어났다. 그 때 NC의 선수 수급 지원방안이 나왔다. KBO 이사회가 “다른 구단에 지명을 받지 않은 군 제대 예정 선수에 대해 제9구단에데 우선 협상권을 부여한다”고 결정했다. NC는 전역 예정 선수 5명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 중에는 이창호 이름도 있었다. 계약금 9천만원에 연봉 2천4백만원. “사실 제대 후 신고선수로 입단하려고 준비하던 차에 NC와 계약을 하게 됐어요. 생각지도 못한 계약금 때문에 더욱 좋았고, 그제야 부모님께 떳떳한 아들이 된 것 같았어요.”

NC선수단은 10월10일부터 강진베이스볼파크에서 합숙훈련 중이다. 강진에서 보낸 시간은 이제 한 달 남짓. 이창호는 다른 동료 선수들과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저희 팀이 신생팀이라서 남들이 얕잡아 보겠죠. 하지만, 저희 팀이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다들 훈련을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창호에게 NC에서의 포부를 묻자, 아직 밝히기에 이르다고 했다. 대신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프랜차이즈 선수가 되고 싶다' 이런 말은 (나)성범이 같이 잘 생긴 애들한테나 어울리죠(웃음). 음… (한참을 생각하다가)NC라는 팀은 저에게 새로운 기회가 아닐까요.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기회요. 우리 팀에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 방출됐다가 다시 기회를 얻은 선수들이 많아요. 그 선수들처럼 저 역시 NC는 새로운 기회입니다."

사진=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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