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인터뷰] 조광래가 주목하고 본프레레가 버린 남자, 이준엽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김재호 기자] 2010년 12월 16일 제주도월드컵경기장. 이곳에서는 아시안컵을 앞둔 국가대표팀이 명지대와 연습 경기를 하고 있었다. 경기를 지켜보던 조광래 국가대표팀 감독의 눈에 명지대 선수 한 명이 들어왔다. “저기 저 28번 선수가 누구지?” 그는 김경래 명지대 감독에게 다가가 물었다. 쟁쟁한 대표팀 선배들 속에서도 눈에 띄었던 선수, 그가 바로 이준엽이다. 이준엽은 내셔널리그 인천 코레일에서 공격수를 맡고 있다. 이번 시즌 기록은 20경기 1골 1도움. 기록상으로는 두드러지지 않지만, 경기에서 그가 하는 역할은 크다.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으며 공격 기회를 만들어준다. 7일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용인시청과의 경기에서도 두 번째 골을 도우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이 후반부로 갈수록 활약은 더 빛을 발하고 있다. 김승희 인천코레일 감독은 “힘이 좋고 드리블 능력이 뛰어나며, 공을 다루는 감각도 탁월하다”며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직 내가 잘 한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아직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최근 활약에 대해 칭찬하자 아직은 더 갈 길이 멀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직 ‘불만족’이라고 한 것은 마음 속 안고 있는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교 3학년으로 진학하던 2011년 중국의 허난 젠예로 이적했다. 그의 기량에 주목했던 김학범 감독이 그를 아시아쿼터 선수로 영입했다.

이준엽이 8일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준플레이오프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 내셔널리그 김현정
그는 김학범 감독의 조련 아래 꾸준히 경기 경험을 쌓았다. 안정환(다롄), 조원희(광저우) 송종국(텐진) 등과 함께 대륙을 누볐다. “축구 수준도 생각처럼 낮지 않았고, 관중도 많았다. 할 맛이 났다.” 그에게 중국은 새로운 기회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자신을 영입한 김학범 감독이 물러나고 조 본프레레 감독이 들어오면서 틀어지기 시작했다. “본프레레가 감독으로 온 이후 기회가 눈에 띄게 줄었다. 경기에 나가더라도 종료 직전 교체 투입이 전부였다. 성격도 다혈질적이라 잘 맞지 않았다.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유난히 나를 더 싫어했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도망치듯이 팀을 떠났다. 일본도 가보려 했고, K리그 드래프트도 생각했지만, 모두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때 대학교 은사 김경래 감독이 손을 내밀었다. 같은 명지대 출신인 김승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코레일에 둥지를 틀었다. 그에게 이 팀은 부활과 치유의 공간인 셈이다.

김승희 감독은 “8개월 동안 경기를 뛰지 못하면서 방황했다. 반년 동안 몸 만들기에 집중했고, 10월 전국체전 이후 자신감을 찾았다. 정신적 기복이 심한 것만 극복하면 더 위협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했다.

그의 머릿속은 현재 소속팀의 우승뿐이다. 프로 진출도, 해외 무대 도전도 미뤘다. 7일 경기에서 경고를 받아 울산현대미포와의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없는 그는 “이대로 시즌이 끝나면 너무 아쉬울 거 같다. 꼭 챔피언결정전까지 뛰고 싶다”며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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