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이 바라본 넥센 마운드 성장 “생각의 발전”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개막 전만 해도 넥센은 타자보다 투수에 대한 전망이 더욱 어두웠다. 다승왕, 홀드왕, 세이브왕 등이 줄줄이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판을 새로 짜야 했다. 지난해 13승을 올린 선발투수 라이언 피어밴드를 제외하고 모든 게 물음표였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마운드는 단단했다.

27세에 1군 데뷔한 신재영은 뛰어난 제구를 앞세워 14경기 만에 10승 투수가 됐다. 박주현, 최원태도 선발 한 자리를 꿰차며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수호신 임무를 맡은 김세현도 26세이브로 이 부문 1위. 김상수(17홀드), 이보근(16홀드) 등과 함께 뒷문을 단단히 지켰다. 로버트 코엘로를 내보내고 영입한 스캇 맥그레거(4경기 26이닝)도 원했던 ‘이닝 이터’로서 자질을 보여줬다.

개인이 아닌 팀 기록에서 넥센 마운드의 특징은 잘 드러난다. 염경엽 감독은 3구 이내 승부 등 공격적인 투구를 강조했다. 그 결과, 볼넷이 뚝 줄었다. 256개로 10개 팀 중 가장 적다. 경기당 평균 3.01개로 목표(경기당 3개 이하)에 근접했다.

피안타는 885개로 가장 많이 허용했다. 그럼에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가 1.51로 4위다. 상대적으로 4사구가 적기 때문이다. 이에 팀 평균자책점도 4.89로 낮은 편(4위)이다.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바통 이어주기도 훌륭했다. 세이브(27)-홀드(52) 모두 1위다. 특히, 홀드는 2위 그룹(롯데, LG)과 1.44배 많다. 탈삼진은 많지 않다. 516개로 9위다. 1위 NC(622개)보다 100개 이상 적다.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맞춰 잡는 투구에 집중하니 자연스레 줄 수밖에 없다. 신재영은 “타자와 빨리 승부하는 중이다. 범타를 유도하려 해 탈삼진이 적다”라고 말했다.



타고투저가 더욱 심해진 가운데 예년과 비교해 ‘성장’이 뚜렷한 넥센 마운드다. 손혁 투수코치는 이에 대해 만족스러워했다. 투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고.

손 코치는 “지난해 부임한 뒤 공격적인 투구를 주문했다. 그 동안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했던 게 올해 잘 드러난 것 같다”라며 “양훈이 좀 아쉬우나 그 외에는 크게 탈이 나지 않았다. 구상한 것보다 훨씬 잘 됐다. 솔직히 신재영, 박주현이 이렇게까지 잘 던져줄 지는 몰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승민 불펜코치의 공도 빠트리지 않았다.

손 코치는 향상된 기록보다 달라진 자세에 더 높이 평가했다. 그는 “투수는 마운드에서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있어야 한다. 내가 경기 중 마운드에 오를 일은 많지 않다다.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지도 않는다.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농담을 하거나 자신 있게 공을 던지라는 말 정도. 결국 투수 스스로 생각하고 이겨내야 한다. 그 점에서 다들 생각의 발전을 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라고 전했다.

넥센은 전반기에 85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22명의 투수가 등판했다. 염 감독은 그 중에서 신재영과 김세현을 수훈선수로 꼽았다. 반면, 손 코치는 김상수를 지목했다.

손 코치는 “전반기 내 가장 고생한 투수가 김상수다. 어떤 상황이든 군소리 없이 나갔다. 그 덕분에 이보근이 휴식을 취하는 등 불펜에 크게 도움이 됐다. 신재영, 김세현은 개인 기록을 통해 활약상이 잘 드러난다. 그에 반해 중간투수는 성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김상수 외 마정길, 오재영도 후배들을 잘 챙기면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했다”라고 칭찬했다.

넥센은 7월 들어 9승 2패를 기록했다. 체력이 떨어졌던 마운드보다 뜨거웠던 타선의 활약이 컸다. 그러나 매번 타선에 의지할 수는 없다. 투-타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그 점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손 코치는 강조했다.

손 코치는 “사실 우리 팀은 투수층이 얇은 편이다. 1,2명이 흔들릴 경우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다들 7월 이후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게 역력했다. 올스타 브레이크로 휴식을 가졌지만, 후반기에는 더욱 잘 쉬어야 한다. 그게 포인트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잘 도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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