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상승세 흐름을 타기 시작한 LG 트윈스. 지난주 5승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 중 의미가 더했던 두 번의 승리가 있다. 바로 상대팀 좌완에이스들을 공략하며 따낸 승리가 그 것. 좌완에이스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던 약점을 씻어낼 가능성을 남겼다. 당장 남은 시즌 경쟁 속에서 충분히 강점으로 발휘될 수 있는 부분이다.
LG는 전통적으로 좌완투수 특히, 좌완에이스급 선수에게 약하다는 인상이 있다. 올 시즌도 다르지 않다. 상대 좌완에이스에 꽁꽁 묶여 힘을 못 쓰는 경우가 잦았다. 양상문 감독은 이에 맞춰 우타자를 강조하는 라인업을 만드는 경우가 있지만 매번 성공할 수 없는 노릇이다. 또 좌우 맞춤 라인업이 항상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낸다고 볼 수도 없다.
고민은 성적에서 드러났다. KIA를 넘어 대한민국 좌완에이스로 통하는 양현종은 올 시즌 LG전에 4번 등판해 패 없이 2승 평균자책점 1.38로 호투했다. 또 다른 국가대표 좌완에이스 김광현(SK) 역시 LG전에 3번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했다. 7월2일 잠실 LG전은 부상으로 조기 강판된 부분이 감안된 결과다.
2주전 암담한 성적을 거둔 LG는 이 때문에 지난주 전망도 좋지 못했다. 로테이션상 두산은 보우덴-장원준, 롯데는 박세웅-레일리라는 상대 핵심 투수들이 등판하는데 특히 좌완에이스들이 고비였다.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을 뒤집는 결과를 만들어졌다. 바로 상대팀 좌완에이스들을 차례로 무너뜨린 것. 지난 9일 잠실 두산전에서 LG는 상대투수 장원준을 맞아 경기 중반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써냈다. 순항하던 장원준은 5회 급격히 흔들리며 실점을 허용했고 끝내 마운드를 넘겼다. 경기 후반부를 지킨 LG는 두산과의 2연전을 1승1패로 마감했다.
11일 잠실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브룩스 레일리가 상대투수로 등판했다. 전날 경기 이전까지 LG전 2승을 거둔 롯데의 좌완에이스 중 한 명. 지난해에도 LG전 3경기에 나서 1승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올 시즌 전체적으로는 기복 있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편이지만 LG전 강세는 분명했다. 봉중근(LG)과의 선발 맞대결 측면에서도 우위가 점쳐진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레일리는 3이닝 만에 난타 당하며 강판 당했다. 타선이 꾸준하게 득점지원을 해줬지만 레일리가 LG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LG는 롯데와의 주말 2연전을 모두 잡아냈다.
LG전 강세를 보였돈 롯데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가운데)가 전날 무너졌다. LG 타선의 기세를 막아내지 못한 채 조기 강판됐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시즌 초중반에 비해 LG 라인업에서 큰 차이가 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이형종, 채은성 등 영건 외야진이 9월 들어 힘을 내기 시작했으며 타선 전체가 가을야구를 향한 집중력이 크게 발휘된 것이 약점을 극복한 원동력으로 꼽힌다. 결국 약세가 예상됐던 경기를 연이어 잡아내는데 성공한 LG는 5강 경쟁에 다시 뛰어들었다. 12일 현재 공동 5위. 4위 SK와도 승차가 반 경기에 불과하다. 그 어느 때보다 확률을 높인 상태. 뿐만 아니라 향후 전망도 밝게했다. 이번주가 지나면 계획된 정규시즌은 종료된다. 그동안 열리지 못한 잔여시즌이 열릴 예정. 잔여시즌이기에 일정이 드문드문 짜여졌다. 경쟁팀들은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투수 로테이션을 운영할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LG는 고비마다 상대 좌완에이스를 계속 상대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약점을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아직 남은 좌완에이스들이 즐비하고 일시적인 승리에 그칠 수 있지만 LG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던 지난주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