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1] 선발-불펜-타선 모두 빗나간 염경엽의 계산

[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넥센의 판단과 결단은 이유가 있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밴 헤켄이 아닌 맥그레거를 먼저 기용했다.

염경엽 감독의 구상에 맥그레거는 최소 퀄리티 스타트였다. 6이닝 3실점 이하로 막으면 괜찮았다. 지난 6월 26일 경기(80구 6이닝)처럼 하면 됐다. 4득점만 해도 승산 있는 경기였다. 7회부터 김상수, 이보근, 김세현이 차례로 등판해 1이닝씩을 책임지면 ‘계산대로’였다.

맥그레거의 KBO리그 첫 포스트시즌 경기였다. 그에게 맞선 건 KBO리그 데뷔전 상대였던 LG다. 초반 효율적인 피칭으로 1점만 내줬다. 2회부터 4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 그러나 염 감독의 계산이 하나둘씩 빗나갔다. 맥그레거는 목표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목표 실점 한도를 초과했다.

5회초 흔들렸다. 양석환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준 뒤 정상호의 연속 번트 파울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았지만 오히려 결과는 나빴다. 정상호의 안타로 무사 1,2루. 손주인의 희생번트에 이어 ‘넥센 킬러’(타율 0.543) 김용의가 싹쓸이 2루타를 때렸다. 76개의 공을 던진 맥그레거는 5회초를 끝으로 강판했다. 3일 후 4차전 등판을 고려한 교체였다.



박용택의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5회초 스코어는 0-1에서 0-4가 됐다. 여기에 불펜 첫 주자였던 김상수가 투입된 6회초 안타 2개와 폭투 1개, 희생타 1개로 추가 실점을 했다. 0-6. 막판까지 시소게임이 펼쳐져야 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벌어졌다.

추격하면 된다. 넥센과 LG는 운명의 8회에 희비가 엇갈린 적이 많았다. 앞서고 있어도 못 막으면 졌다. 문제는 나흘 만에 실전을 치른 넥센 타선이 예열하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는 점이다.

넥센의 맥그레거는 13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밴 헤켄 대신 1차전에 나섰지만 5회 크게 흔들렸다. 사진(고척)=옥영화 기자
지난 8월 26일 넥센과 LG의 14차전(만루 4번 놓친 넥센의 2-3 패)을 연상케 했다. 넥센은 만루 앞에서 침묵했다. 1회말과 4회말, 2번 1사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희생타를 치기도 힘들었다. 병살타와 내야 파울 플라이, 삼진.

2번의 고비를 넘긴 소사는 펄펄 날았다. 6회말까지 8피안타에도 무실점 역투. 분위기는 LG로 완전히 넘어갔다. 운명의 8회에 당도하기 전, 이미 승부의 추는 기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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