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선발투수가 6회까지 104구. 교체를 고려해봄직한 타이밍이었지만 7회 마운드에 다시 올렸다. 그리고 7회까지 이미 121구를 던진 투수를 8회에도 등판하도록 했다. 김태형 감독의 판단은 “보우덴이 마운드에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에는 압박이 될 수 있다. 한가운데로만 집어넣어도 됐다”였다.
지난 1일 한국시리즈(KS) 3차전서 마이클 보우덴은 7⅔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완벽한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그가 던진 공의 개수는 136개. 상대에는 136번만큼의 압박감이었다. ‘판타스틱4’가 상대에 미칠 수 있는 가장 큰 영향이었다.
두산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런 선발투수가 1명이 아니라는 점이다. 무려 4명이다. 흔히 특급 투수의 기준을 15승으로 둔다. 2016시즌 두산의 선발진은 4명이 모두 15승을 넘겼다. 더스틴 니퍼트(22승)-마이클 보우덴(18승)-장원준(15승)-유희관(15승)은 70승을 합작하는 등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판타스틱4’라는 이름은 결코 과장되지 않았다. 이들의 존재 그 자체가 판타스틱이었다.
‘판타스틱4’는 두산이 정규시즌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었다. 그리고 이들의 진가는 단기전 승부 때 더욱 잘 나타났다. 역대 7번째 KS 퍼펙트 우승을 만들어낸 데는 선발투수들의 ‘판타스틱 릴레이’ 공이 가장 컸다.
1차전서 ‘에이스’ 니퍼트가 테이프를 잘 끊은 것도 매우 중요했다. 니퍼트는 이날 연장 승부까지 이어지면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8이닝 무실점으로 끝내기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상대 NC가 두산에 거의 유일하다시피하게 앞서있던 ‘실전 감각’을 무색케 하는 피칭이었다.
장원준은 2차전(8⅔이닝 1실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모범FA’다운 활약이었다. 2승을 먼저 챙기고 상대를 코너에 몰아둔 두산에게 3차전 보우덴 카드는 필살기였다. 4차전 유희관은 5이닝 무실점으로 초반 고비를 넘기고 NC의 마지막 희망까지 완전히 꺾어버렸다.
판타스틱4는 정규시즌 압도적인 우승에 이어 KS마저 압도적인 우승을 연출했다. 판타스틱4의 존재감에, 두산이 거둔 21년 만의 통합우승은 더욱 ‘판타스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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