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V5] ‘41번’ 정재훈,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그 이름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안준철 기자] “같이 샴페인을 터트렸으면 좋았을 텐데…”

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 2연패와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하던 날 선수들은 기쁨과 함께 한 사람을 떠올렸다. 바로 우완 정재훈(36)이었다.

정재훈은 올 시즌 두산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는데 있어 빼놓을 없는 인물이다. 상대적으로 취약점으로 꼽히는 두산 불펜에서 정재훈의 중심을 잡았다. 셋업맨을 맡아 46경기 2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 정재훈은 공을 던지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지난 8월초 LG전에서 등판한 정재훈은 박용택의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아 골절 판정을 받았다. 사실상 시즌 아웃. 하지만 정재훈은 한국시리즈 출전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재활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10월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교육리그에 참가해, 18일 소프트뱅크와의 맞대결에 등판했다. 부상 후 첫 실전 무대라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깨에 문제가 생겼고, 부상 직후 귀국해 CT 및 MRI 촬영을 실시한 결과 오른쪽 어깨 회전근개 부분파열 진단을 받았다. 결국 정재훈의 한국시리즈는 불발됐다. 정재훈은 누구보다 올해 두산에서 우승반지를 끼고 싶었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03년에 두산에 입단한 정재훈은 2014년까지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뛰면서 2005·2007·2008·2013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우승을 경험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두산이 우승했을 때에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FA로 영입한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지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6시즌을 앞두고 정재훈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친정에 복귀했다. 자신이 두산을 떠났을 때 한국시리즈를 우승했기 때문에 우승반지에 대한 의욕이 클 수밖에 없었다.



2일 창원마산야구장에서 "2016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경기가 벌어졌다. 두산 선발 유희관이 4회말 2사 NC 권희동을 삼진처리한 후 미소를 지으면서 공수교대를 하고 있다.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이런 속사정 때문에 두산 선수들은 모자에 정재훈의 등번호인 41번을 새기고 한국시리즈에 출전했다. 4차전 승리투수가 되며 데일리 MVP에 선정됐던 유희관은 “(정)재훈이 형은 정신적 지주다. 비록 한국시리즈에서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큰 형으로서 팀 전력의 큰 힘으로, 팀원들의 큰 기둥이 되어준 정재훈 형도 꼭 이 영광에 함께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된 포수 양의지도 “너무 기쁘지만, 가슴 한 켠에 재훈이 형과 이 기분을 같이 나눌 수 없는 부분은 아쉽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 가슴 속에 재훈이 형이 함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우승의 기쁨을 정재훈에게 돌렸다. 김태형 감독도 정재훈의 빈자리를 아쉬워했다. “처음부터 같이 고생했는데 아쉽다”고 말한 김태형 감독은 “같이 샴페인이라도 터트려야 했는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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