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치열한 눈치싸움의 연속이었다. 전자업계 라이벌이자 구단 간 경쟁의식이 강한 LG와 삼성이 흥미로운 수 싸움으로 비시즌 볼거리를 제공했다. 경기장 밖 장외맞대결 결과는 어땠을까.
삼성은 지난 5일 LG 소속 FA 우규민을 4년간 65억 원에 영입했다. 이어 LG가 13일 우규민 보상선수로 야수 최재원을 지명했다. 하루 뒤인 14일에는 LG가 삼성 소속 FA 차우찬을 4년간 95억 원에 영입했고 22일 이번에는 삼성이 LG로부터 투수 이승현을 반대급부로 데려왔다. 그렇게 두 구단의 뜨거웠던 약 2주간의 공격과 방어(?)는 끝이 났다.
(시계방향 차우찬-우규민-최재원-이승현) LG와 삼성이 이번 비시즌 동안 FA 영입과 이에 따른 보상선수 지명으로 장외경쟁을 펼쳤다. 사진=MK스포츠 DB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비시즌을 관통한 이번 양 팀의 장외맞대결은 경쟁과 수 싸움의 연속이었다. 예상하는 이가 적었던 우규민의 깜짝 삼성 행은 이 싸움의 시발점이 됐다. 마치 맞춤형 보상선수 같았던 LG의 최재원 지명은 양 구단 경쟁모드에 불을 지폈다. 차우찬의 역대 투수최고액 계약 앞뒤로는 구체적 몸값제시와 이를 향한 상반된 시각이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고 이어진 삼성의 이승현 지명과 그 이전까지의 눈치싸움은 보는 이들에게 비시즌 묘미를 제대로 선사했다. 결과적으로 LG는 미소 지었다. 지출이 적지 않았지만(차우찬 95억 원) 얻은 것이 더 많았다. 당장 국내를 대표하는 좌완특급의 가세로 내년 시즌 선발진의 파괴력이 두산 판타스틱4에 버금가게 됐다. 보상선수 최재원 지명 역시 LG에게 최상의 선택이었는데 팀 약점(내야 백업)을 메우면서 미래를 설계할 기대주를 손에 쥐게 된 말 그대로 이득 중의 이득으로 평가된다.
눈에 보이지 않은 효과도 있었는데 10승 이상이 가능한 좌완에이스(차우찬)와 내야기대주(최재원)를 데려온 것은 LG로서 경쟁구단 삼성의 전력을 약화시킨 측면도 있다. 대신 반대로 차우찬이 부진하거나 설 익은 미필자원 최재원의 기량이 만개하지 않을 경우 LG는 큰 고민에 빠질 전망.
양상문 LG 감독(왼쪽)과 김한수 삼성 감독. LG와 삼성의 내년 시즌 맞대결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기대감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사진=MK스포츠 DB
삼성도 분명 발 빠르게 움직이며 일정한 성과를 챙겼다. 사이드암 선발자원 우규민을 영입함으로서 최대고민이었던 선발진을 채웠다. 올 시즌 다소 부진했지만 지난 3년간 우규민은 국내정상급 투수로 자리 잡았기에 이 점에 기대를 품었다. 차우찬 보상선수로 이승현을 지명해 팀 불펜고민도 잊지 않았다. 묵직한 구위와 타고난 배짱이 장기인 이승현은 경기 후반 불펜투수로서 쓰임새가 적지 않다. 군복무도 마쳤다. 궁극적으로 안지만 이상의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삼성 입장에서는 분주히 뛰었지만 무엇인가 손해를 본 느낌도 있다. 현재 상황만 봤을 때 차우찬은 팀 내 에이스였고 최재원은 한창 주가를 높이던 야수자원이다. 반면 삼성유니폼을 입은 우규민은 내년 시즌 LG에서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이었고 이승현 역시 김지용, 임정우 등 경쟁자들의 급부상으로 존재감이 미미해졌다. 경쟁구단에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