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이현승(34)은 두산 불펜의 핵이다. 마무리 이용찬으로 향하기까지 안정감을 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시즌 23경기에 출전해 2승 2패 2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2.03(26⅔이닝 6자책)을 기록 중이다.
시즌을 마무리투수로 시작했던 그는 여러 변화를 마주했다. 시행착오는 잦았다. 시즌 4개의 블론세이브가 있는데, 그 중 3개의 블론세이브는 12경기 만에 나온 것이었다. 4월 19일부터 5월 2일까지 등판한 6경기 중 3경기서 집중적으로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부진을 이겨내고 5월을 평균자책점 1.38(13이닝 2자책)으로 마무리했다.
시즌 초반과 지금의 그는 다르다. 외향도 달라졌다. 우선 얼굴이 핼쑥해졌다. 시즌 중 7kg을 감량한 결과다.
시즌 시작 전 몸을 만들어놓고 시즌 중에는 긴장을 푸는 게 일반적인데, 반대 케이스가 됐다. 이현승은 “시즌 전 체중 조절을 못 한 상태로 스프링캠프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까지 다녀오고 나서 무리를 느꼈다. 이렇게 하다가 야구계에서 사라지겠다 싶어서 뭐라도 좀 해보자는 마음으로 했다”고 웃었다. 시즌 초반 93kg까지 나갔던 체중은 이제 86kg까지 뚝 떨어졌다. 감량 필요성을 느끼게 된 계기는 온전치 못한 무릎 때문이었다. 처음으로 무릎에 통증을 느껴 적잖이 당황했다. 이현승은 “(무릎에 찬) 물도 빼봤는데 좋아지지 않았었다. 살을 빼고 많이 좋아졌다”면서 “사실 시즌 초반에도 그 영향이 있었다. 무릎을 비롯해 종아리, 햄스트링까지 다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즌 중 갑작스레 ‘다이어터’가 된 이현승은 대단한 의지를 발휘했다.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면서 채식 위주 식단을 지켰다. 저녁식사도 대부분 걸렀다. “과거 이 정도로 감량한 경험은 없었는데 생각보다 금방 빠졌다. 운동도 하면서 감량했기 때문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도 않았다.” 지금은 ‘유지어터’가 돼 한결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오늘은’이라는 말은 이현승을 더 이상 악순환으로 빠뜨리지 않는 마법의 주문인지도 모른다. 사진=MK스포츠 DB
마음의 변화도 크다. 지난 시즌의 이현승은 실패를 더 크게 받아들였다. “3시간 이기던 경기를 5~10분 만에 뒤집히게 만들지 않았나. 그렇게 실패를 몇 번 하면서 압박감이 더 늘었고, 그래서 완전히 무너졌었다”고 한 시즌 전 부진했을 때를 떠올렸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마음을 편하게 먹으니 악순환에서도 해방됐다. 이현승은 ”작년에 내가 나오면 벤치, 팬, 가족들 모두가 불안하게 지켜봤다. 그리고 스스로도 불안하고 힘들어했다. 그런데 지금은 주자 있을 때 올라가도 내 주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막아내면 ‘오늘은 잘 막았네’, 못 막으면 ‘오늘은 못했네’ 한다. 어쩔 수 없던 상황은 어쩔 수 없이 넘기자는 생각이다”고 변화를 이야기한다.
두산은 4월 위기를 딛고 점점 정상궤도를 달리고 있다. 이현승은 “작년은 조금 반칙이었다. 지금이 더 재밌다. 또 지금 우리는 다시 올라가는 추세니까”라며 본격 상위권 경쟁에 뛰어든 팀의 선전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