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허프 효과’…다시 등장한 LG의 7월 승부수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지난 시즌 LG 트윈스는 최악의 상황을 최고의 결과로 바꾼 기억이 있다. 그 시점은 7월 중순. 올 시즌 현재와 비슷한 시점이다. 당시 외인투수 데이비드 허프(33) 영입과 그에 따른 스캇 코프랜드(29)의 퇴출은 이후 LG의 ‘어메이징 후반기’를 이끈 최고의 선택으로 기억되기 충분했다. LG가 올 시즌도 유사한 방법으로 또 한 번의 반전드라마를 꿈꾼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외인타자다.

LG는 18일 오후 전격적으로 외인타자 교체소식을 발표했다. 다소 갑작스럽게 받아들여진 소식이다. 교체 자체는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지만 타이밍 상 점점 그 가능성이 낮아지던 시점이었기 때문. 기존 외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29)는 지난 6월2일 경기 중 발목 부상을 당해 장기간 결장을 이어왔다. 당초부터 6주 이상, 경기를 출전하기까지는 현실적으로 그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 유력했기에 당시부터 교체여론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는 히메네스의 부진했던 실력도 한몫했는데 그는 해결사 및 4번 타자 역할은 고사하고 흐름을 끊거나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일이 허다했다. 약점이 너무 명확한데 비해 장점은 도드라지지 않았다. 한 때 수비형 외인이라 불렸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수비에서도 안정감이 실종되기 일쑤였다. 가뜩이나 타선침체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던 LG 입장에서는 이렇듯 부상까지 겹친 히메네스에 대한 고심이 깊었다. 다만 교체여론이 높았음에도 선뜻 움직이지 못했는데 시즌 중반 대어급 타자를 영입하는 게 쉽지 않은데다 히메네스만한 검증된 외인타자를 찾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막연히 기다리기에는 팀 사정이 좋지 못했다. 그러자 양상문 감독은 히메네스 부상 이후 관련 질문에 적당한 선수가 있을지 찾아보고 있다면서도 동시에 (히메네스의) 부상 차도도 기다려보겠다는 일명 ‘투트랙 태도’를 취했다.

양 감독은 올스타 휴식기 전 히메네스의 복귀가 당초 예정보다 더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동시에 이 시기 히메네스의 부상 정도가 회복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현장의 요구와는 달리 소위 ‘빅네임’ 타자를 영입하는 게 쉬운 현지 분위기도 분명 아니었다. 여러 배경을 종합했을 때 교체보다는 히메네스의 복귀와 기량회복을 바라는 분위기로 흐르는 기색이 역력했다.



LG는 지난 시즌 7월 중순 기존 외인투수 스캇 코프랜드를 퇴출하고 새롭게 이름값 높은 데이비드 허프(왼쪽)를 영입해 팀 분위기를 반전시킨 경험이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하지만 LG는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전격적으로 외인타자 교체를 단행했다. 결과적으로 그것도 빅네임 중 빅네임을 영입해 놀라움을 안겼다. 새로 영입한 제임스 로니(33)는 메이저리그 팬들은 친숙한 LA다저스 출신 1루수 자원. 메이저리그에서 11시즌을 뛰며 안타 1425개, 홈런 108개, 669타점을 기록한데다가 선구안과 컨택 능력에서 일찍이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름값만 따지고 봤을 때 KBO리그 최상위 레벨 외인타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우선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 영입으로 평가된다. 우선 약점을 간파 당한 히메네스의 기량 회복에 의문부호가 적지 않은데다가 재발이 쉬운 발목 부상까지 당했기에 가을야구 이상을 노리는 LG 입장에서 향후를 장담하기는 분명 어려웠다.

설사 히메네스가 좋았던 모습을 보여준다 해도 최대치가 명확해 팀 타선에 큰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더불어 전반기 막판 닥친 좌완 믿을맨 윤지웅의 음주운전 같은 불미스러운 일과 이로 인한 팀 분위기 침체, 외인타자 없이 버티며 누적된 피로도가 상당했기에 새 바람을 넣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하기도 했다. 최근 KBO리그 트렌드가 보여주듯 소위 빅네임 외인선수들이 꾸준한 활약은 아닐지라도 잠시 동안의 임팩트는 보여주는 경향이 강하니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서 LG에게 적절한 수혈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도 했다.

한 때 LG 팬들에게 히요미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사랑을 받았던 외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오른쪽)는 부진과 부상이 겹치며 아쉽게 LG 유니폼을 벗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결정적으로 LG는 지난해 이와 비슷한 선택을 통해 팀 운명이 달라졌던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 개막 무렵 영입된 외인투수 코프랜드는 기대와 달리 불안한 제구로 시즌 초반 호투보다 애를 먹이는 피칭을 더 많았다. 볼넷이 많아 보는 이들을 자주 지치게도 만들었다. 부족한 코프랜드 구위에 대한 팬들의 교체여론이 많았던 것은 당연지사. 다른 좋지 않은 상황까지 겹치며 LG는 전반기 막판 리그 8위에 승패 마진은 –10이라는 사면초가 위기에 빠졌었다. 위기를 타개해 줄 마운드 에이스 부재라는 치명적 약점 또한 두드러졌는데 이 무렵 LG는 코프랜드를 퇴출하고 오랜 시간 지켜본 메이저리그 통산 120경기 출전 경력의 허프를 영입했다. 이후 허프는 13경기 동안 7승2패 평균자책점 3.13 성적을 올리며 LG의 에이스로 자리매김 했다. 눈에 보이는 수치 외에도 어려운 순간, 해줘야하는 순간마다 에이스로서 제몫을 해주며 팀이 정규시즌 4위,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기적의 성과를 얻는데 크게 일조했다. 기세는 올 시즌까지도 이어졌다. 몇 번의 부상이 아쉽지만 기량만큼은 여전히 탁월하다.

일 년여 전과 비슷한 어려움에 처해있는 LG는 다시 일 년여가 지난 올 시즌 7월 중순, 기존 외인 퇴출 및 큰 무대서 검증된 거물급 외인을 영입하는 방법으로 또 한 번의 반전을 꾀한다는 복안을 마련했다. 공교롭게 타이밍도 비슷한 시기에 잘 맞아떨어졌다. 허프가 LG의 호프(HOPE)가 됐던 것처럼 로니 또한 LG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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