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투수 최성훈(28)은 5년 만에 기념구를 받았다. 데뷔 첫 승에 이은 첫 세이브 공이었다.
최성훈은 지난 3일 롯데 자이언츠전의 9회초 2사 1,3루에서 신정락에 이어 등판했다. 8회초부터 몸을 풀었지만 8회말 정상호의 2점 홈런이 터지면서 최성훈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가 싶었다. 하지만 신정락이 흔들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LG가 9-6으로 리드한 상황이었다. 타석에는 이날 홈런을 날린 손아섭이 있었다. 홈런 1방이면 승부는 원점이었다. 최성훈은 공 5개로 손아섭을 처리했다. 속구 4개를 던진 뒤 128km 슬라이더로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위기를 막은 최성훈은 LG의 5연승을 이끄는 동시에 85경기 만에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환희는 하루가 지나도 가시지 않았다.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최성훈은 “1타자만 상대하고 세이브를 했지만 내게는 의미가 크다. 첫 세이브였다. 그리고 시리즈 스윕에 이바지한 세이브였다”라며 기뻐했다.
양상문 감독은 최성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 감독은 “손아섭의 한 방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변화구(슬라이더) 각이 좋았다”라고 호평했다.
양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공을 챙겨 최성훈에게 선물했다. ‘지금보다 더 좋은 투수가 돼라’는 덕담과 함께. 최성훈은 그 선물을 집에 고이 보관했다. 2번째 기념구다. 데뷔 첫 승을 거뒀던 2012년 5월 2일 한화 이글스전의 기념구에게 ‘친구’가 생겼다. 1919일 만이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최성훈은 올해 2군만 2번 다녀왔다. 2군에서 더 많은 시간(87일)을 보냈다. 하지만 최근 상당히 안정됐다. 지난 7월 22일 복귀한 그는 5경기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제로(0)’다. 피안타도 1개에 불과하다. 양 감독은 “최성훈의 공이 많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무슨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최성훈은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최성훈은 “2군 경기에서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1군 경기에서는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좋지 않았다”라며 “생각을 바꿨다. ‘즐기자’고 마음먹었다. 후회 없도록 자신 있게 공을 던졌는데 결과가 좋더라. 여유까지 생겼다. 이제는 내 공을 던지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경기에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최성훈이 그래도 욕심을 내는 것이 있다. 바로 가을야구다.1번도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LG가 플레이오프까지 오르는 과정을 밖에서 지켜봐야 했다. 최성훈은 그때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캠프에 참가 중이었다.
최성훈은 “동료들의 가을야구를 재미있게 봤다. 이제는 나도 포스트시즌을 뛰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현재 팀 분위기가 매우 좋다. (다들 가을야구를)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올해는 꼭 그 자리에 함께 있고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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