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KIA 타이거즈 좌완에이스 양현종(30)이 올 시즌 최고를 넘어 역대 최고에 도전한다. 한계와 편견도 이미 뛰어 넘었다. 에이스의 비상 속 KIA와 빛고을 광주도 들썩이고 있다.
양현종이 15일 광주 NC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17승째를 따냈다. 경기 중 급소에 타구를 맞는 아픔에도, 강팀들과의 6연전 시작임에도 꿋꿋하게 마운드 위를 버텨내며 승리의 밑바탕을 그렸다. 양현종의 활약 속 KIA는 팀 전체가 힘을 내며 난적 NC를 제압했고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한계는 없다...개인 최다승 역사 쓴 양현종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양현종에게는 한 단계 더 도약했음을 알리는 표창장과도 같았던 1승이었다. 2007년 데뷔한 양현종은 2010년과 2014년 두 번 시즌 16승을 기록한 바 있는데 17승으로 이를 뛰어넘는 자신의 한 시즌 커리어 최다승 새 역사를 장식했다. 지난 시즌 내용에 비해 승수를 따내지 못하며 한 때 ‘불운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이제 양현종은 자연스럽게 대망의 20승 고지도 정조준 해볼 수 있게 됐다. 이미 앞서 개인통산 100승을 달성하며 타이거즈 현재 진행 형 자존심으로 우뚝 선 양현종은 이제 한계를 하나씩 뛰어넘으며 선동열, 이강철 등 과거 타이거즈 레전드들의 위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그들에 필적할 도전장도 내밀 수 있는 자격을 갖춰가고 있다.
▲예상 비웃은 올 시즌 행보 올 시즌을 앞두고 양현종의 이 정도 활약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실력을 의심해서가 아니었고 또 부진할 것이라 내다본 것도 아니었다. 다만 지난 시즌 무려 200⅓이닝을 소화하며 피로도가 높았던 데다가 비시즌 동안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위해 국가대표로까지 뛰었다. FA협상도 힘들고 어려웠던 미션임에 틀림없다. 올해 유달리 더 더워질 여름날씨 예고까지 있었다. 천하의 양현종이라도 이겨내고 견뎌내기 쉽지 않은 조건들이었다. 검증된 대표선수기에 부진할 것이라 짐작하기 보다는 지난 시즌에 비해서 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양현종은 시즌 초반부터 이러한 예상을 뒤집어버렸다. 개막 후 7연승 가도를 달리며 쾌조의 몸상태와 저력을 자랑했다. 이닝소화 능력, 탈삼진, 제구력 등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었다.
5월말에는 위기가 찾아왔다. 3연패에 빠졌고 구위도 전반적으로 뚝 떨어졌다. 승패와 무관한 노디시전 경기에서도 내용이 좋지 못했다. 우려했던, 예상했던 양현종의 위기가 현실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양현종은 6월15일 부산 롯데전에서 7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치며 다시 승리행진을 시작했고 이후 10연승 행진 중이다. 패전투수가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조기강판도 없다. 체력적인 부담도, 심리적인 흔들림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혹시나했던 세간의 편견을 불식시키는 제대로 된 한 방을 날려보인 것. 에이스의 품격과 자존심 그리고 존재감을 유감없이 뽐내며 자신이 왜 KIA를 넘어 대한민국 대표 에이스인지를 결과와 내용으로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양현종(사진)은 올 시즌 자신을 향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활약을 뽐내는 중이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중심잡고 버텨주는 에이스 KIA는 후반기 들어 선발진이 불안했다. 전반기 무적의 사나이 헥터가 다소 페이스가 떨어진 기색을 보였고 히트상품 임기영은 세 경기 동안 평균자책점이 10.00에 달할 정도로 부진에 허덕이며 2군으로 내려갔다.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정용운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타선이 워낙 뜨겁고 의외로 불펜이 잘해주고 있지만 선발진의 난조 속 후반기 KIA의 선두유지가 쉽지 않아보였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양현종이 있었다. 흔들리고 주춤하는 팀 선발진에서 묵묵히 중심을 잡고 버텨주고 있다. 오히려 자신감이 충만해지고 힘도 더 늘어난 느낌이다. 몇몇 미세한 흔들림에도 KIA 선발진이 굳건해보이는 이유를 양현종이 증명했다.
▲들썩이는 빛고을 기대 이어갈까 KIA는 15일 홈경기를 기점으로 누적관중 77만6103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시즌 77만3499명을 뛰어넘는 기록으로 한 시즌 최다관중 기록이다. 평균관중은 1만4372명. 이미 올 시즌 목표였던 78만1200명은 가뿐해졌으며 꿈의 100만 관중도 결코 도전하지 못할 산은 아니게 됐다. 팀 성적 상승과 함께 지역 및 전국적 관심이 늘어나며 흥행 순풍을 타고 있는 것.
KIA는 빛고을 광주에 부는 이러한 흥행과 관심이 여름을 넘어 가을까지 이어지기를 바랄 터다. 당연히 모든 선수단의 전체 힘이 필요하겠지만 특히 에이스의 역할과 비중은 수치화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제 양현종에게 이 역할이 주어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