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르비아] 악몽 잊고 희망 싹 튼 1610일 만에 울산 A매치

[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이상철 기자]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A매치가 열린 것은 1610일 만이다. 2013년 6월 18일,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악몽이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으나 기뻐할 수 없었다. 한국은 0-1로 졌다. 가까스로 따낸 브라질행 티켓이었다. 케이로스 감독의 ‘주먹 감자’ 사건으로 더욱 뜨거웠다.

분위기는 침울했다. 누구도 웃을 수 없었다. 이란과 악연을 끊고 축제의 장을 만들고자 했던 계획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최강희 감독은 마지막 A매치를 마친 뒤 ‘아름답게’ 퇴장하지 못했다.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A매치는 흔하지 않다. 이란전도 9년 4개월 만이었다. 2001년 개장 이래 이란전까지 3경기 밖에 치러지지 않았다.

승률은 66.7%였다. 이란전이 유일한 패배. 2001년 6월 1일 멕시코를 꺾었으며 2004년 2월 14일에는 오만을 5-0으로 완파했다. 하지만 이란전 패배의 상처가 워낙 컸다. 치유가 필요했다.



세르비아는 세계랭킹 38위다. 62위의 한국보다 24계단이 높다.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D조에서도 아일랜드, 웨일즈, 오스트리아 등 만만치 않은 팀과 경쟁에서 승리했다. 패배도 오스트리아 원정에서 1번 밖에 없었다. 후반 44분 결승골을 허용했던 경기다. 또한, 9월 이후 A매치 5경기 중 무실점이 4번이었다.

한국은 나흘 전 중국을 2-0으로 꺾었던 세르비아에 맞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중반까지 다소 고전했으나 빠른 공격과 원활한 공급으로 거센 반격을 펼쳤다. 후반 13분 역습으로 실점했으나 그 외 세르비아 선수들이 한 일은 주로 한국의 공격을 막는 것이었다.

손흥민이 세르비아 골문을 향해 과감하게 드리블을 할 때마다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자리한 3만560명의 환호성이 터졌다. 후반 28분과 후반 37분, 후반 45분 손흥민의 잇단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자, 다 같이 탄식했다.

이근호, 염기훈, 이명주, 김진수, 주세종을 교체 투입하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승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투지 넘치는 한국이 세르비아를 괴롭혔다. 악몽이 가득했던 땅에 희망이 싹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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