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가 던진 여섯 개의 질문으로 보는 그의 유력 행선지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오타니 쇼헤이(23)의 포스팅이 임박했다. 이번 오프시즌 가장 뜨거운 FA 선수 중 한 명인 이 일본 출신 투수 겸 타자를 놓고 벌써부터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팬랙스포츠'의 메이저리그 전문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29일(한국시간) 오타니의 포스팅 시스템이 현지시간으로 이번주 금요일(한국시간 12월 2일) 시작된다고 전했다. 이제 본격적인 영입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오타니는 급할 것이 없다. '슈퍼 을'의 입장인 오타니는 이 상황을 느긋하게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 자신의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를 통해 30개 전구단에 여섯 가지 질문을 보냈다. 그는 이에 대한 대답을 "영어와 일본어로" 답할 것을 요구했다.

그가 던진 질문들을 들여다 보면 그에게 어울리는 팀이 어디가 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천천히 뜯어보기로 한다.



오타니의 투수, 타자로서의 능력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가? 오타니의 능력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제리 디포토 시애틀 매리너스 단장은 "지금까지 타구를 500피트 이상 날리는 타자와 100마일의 공을 던지는 투수는 많이 봐왔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선수는 처음"이라며 오타니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나머지 29개 팀 단장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도 비슷한 답이 나올 것이다. 그중에서도 오타니를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켜봤던 팀들도 있다. 오타니는 올해초 MLB.com과 가진 인터뷰에서 LA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텍사스 레인저스가 자신을 18세 때부터 지켜봐왔다고 전했다.



선수 육성 시스템, 메디컬 트레이닝 방식, 선수들의 훈련 방식에 대한 철학과 시설에 대해 설명하시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하나같이 체계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과 메디컬 트레이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중에서도 그가 '훈련 방식에 대한 철학'을 물어본 것은 투수와 타자 두 가지를 모두 겸하고 싶은 그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이 부분에서 가장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팀들은 뉴욕 양키스를 비롯한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 팀들이다. 투수로 선발 등판하는 날이나 선발 등판을 준비하는 날을 제외하면 지명타자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오타니가 야수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그에게 체력 소모가 많은 야수를 맡길 용기가 있는 팀은 몇이나 될까.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 타격을 하기를 원한다. 사진= MK스포츠 DB
마이너리그와 스프링캠프의 시설에 대해 묘사하시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설은 크게 애리조나주와 플로리다주 두 군데로 나뉘어 있다. 애리조나 지역은 피닉스 인근에 모든 시설이 모여 있어 이동이 편리하고, 대부분의 시설이 최신식이라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플로리다 지역은 경우에 따라 3~4시간씩 원정 이동을 해야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투수 입장에서는 해발 고도가 제법 높은 애리조나보다 플로리다 지역이 심적으로 편할 수 있다. 아무리 시범경기라도 자신이 던진 공이 맞아나가는 모습을 보고싶은 투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타니가 왜 마이너리그 시설에 관심을 갖는지 이유는 알 수 없다. 미국 야구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거나 혹은 재활 경기를 생각한 것이라면, 트리플A 연고지가 가까운 팀들을 추천해본다. 텍사스,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등은 차로 갈 수 있는 거리에 트리플A 연고지를 두고 있다.



오타니가 각 팀의 연고도시에 어떻게 문화적으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대책을 상세히 설명하시오. 일본, 한국 등 아시아에서 온 선수들은 자국에서 바로 갈 수 있는 직항편이 있고 자국 커뮤니티가 있어 생활이 편한 대도시를 선호한다. 오타니라고 다를 것은 없을 것이다. 이중에서도 어깨에 가장 힘을 주고 얘기할 팀은 다저스가 아닐까. 다저스의 연고지 로스앤젤레스는 미국 본토 내에서 가장 큰 일본계 커뮤니티를 갖추고 있다.



오타니가 팀 문화에 어떻게 잘 녹아들어갈 수 있는지 비전을 보이시오. 다저스가 어깨를 펴고 답할 수 있는 질문이 또 하나 더 나왔다. 다저스는 노모 히데오, 구로다 히로키부터 다르빗슈 유까지 여러 일본 선수들이 거쳐간 팀이고 현재도 마에다 켄타가 뛰고 있다. 선수단 지원 스태프나 홍보 담당 직원중에도 일본인이 있다.

다저스를 밀쳐내고 앞으로 나올 팀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양키스다. 양키스역시 다저스에 밀리지 않는 오랜 일본 선수와의 인연을 자랑한다. 현재 다나카 마사히로가 뛰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전직 양키스 선수인 마쓰이 히데키는 오타니의 양키스행을 설득하겠다며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그 뒤에서 묘한 미소를 띄고 있는 팀이 있으니 시애틀이다. 닌텐도 아메리카가 최대 구단주에서 철수했지만, 여전히 가장 일본과 친숙한 메이저리그 구단 중 하나다. 1998년 이후 매 시즌 일본 선수가 뛴 팀이기도 하다. 디포토 단장도 이점을 오타니 영입전에서 자신들이 누릴 강점으로 꼽았다.

오타니가 돈을 생각하고 빅리그에 올 생각이었다면 올해 진출을 선언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진= MK스포츠 DB
오타니가 왜 이팀에서 행복하게 뛸 수 있는지 설명하시오. '행복'의 기준이 무엇일까? 프로 운동선수에게 행복의 기준이 돈이라 생각하면, 오타니에게 가장 큰 행복을 안겨줄 수 있는 팀은 25세 미만 해외 선수 계약금 한도가 제일 많이 남은 텍사스 레인저스(353만 달러)다. 뉴욕 양키스가 350만 달러, 미네소타 트윈스가 300만 달러,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200만 달러 등을 남겨놓고 있다. 다저스를 비롯한 일부 구단들은 이전 시즌 한도 금액을 초과해 30만 달러 이상 사용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이는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오타니가 돈을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다면 이번에 빅리그 진출을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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