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 사이드암 배장호(32)는 롯데가 11경기를 치른 6일 시점에서 8경기 등판하고 있다. 8경기에서 5이닝을 던졌고, 1승1패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 중이다. 6일 사직 LG트윈스전까지 롯데가 1승10패이기에 배장호는 올 시즌 롯데에서 유일한 승리 투수다. 8경기 등판은 한화 이글스 서균과 함께 최다출전이다.
하지만 배장호는 시도 때도 없이 나오고 있다. 투수가 11경기 중 8경기나 나왔다는 얘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산술적으로 104~105경기에 등판하게 된다. 롯데 유일의 투수이지만, 질 때도 대부분 나왔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져도, 동점이나 1~2점차의 박빙상황이 아닌 경기가 기울어져 있을 때도 배장호가 마운드에 올랐다는 얘기다.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개막 2차전이 열렸다. 6회말에 등판한 롯데 배장호가 역투하고 있다. 그는 이후 열흘 여 동안 7경기에서 더 나왔다. 사진-김영구 기자
배장호의 등판 일지를 보면 그렇다.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25일 인천 SK와이번스전에는 5이닝 2실점을 한 선발 윤성빈(19)에 이어서 나왔다. 2점 차이니 믿을맨인 배장호가 나올만한 상황이었다. 1점 차로 역전패 당했던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도 배장호가 나올 법한 조건이었다. 배장호는 8회말 박진형이 3실점해서 4-6으로 역전당한 뒤 마운드에 올라와 불을 껐다. 하지만 이후 하루를 쉰 배장호는 NC와의 홈 3연전에서 모두 나왔다. 3연투. 30일 NC전에서는 0-5로 뒤진 상황에서 5회까지 던진 선발 펠릭스 듀브론트에 이어 나왔다. 여기까지 보면 배장호의 보직은 추격조나 필승조에 가깝다. 다음날인 31일 NC전에서는 9회초 손승락이 5실점하며 무너진 뒤의 투수로 나왔다. 1일 롯데가 첫승을 거둔 경기에서는 1-2로 뒤진 상황에 나섰고, 팀의 역전승으로 승리를 챙겼다. 이후 한화 이글스와의 3~4일 경기에도 모두 나왔다. 3일 경기는 11-17로 승부가 기운 8회말 등판이었다. 다음날인 4일에는 5이닝을 소화한 송승준에 이어 나왔다가 ⅔이닝 2실점우로 패전투수가 됐다. 5일 경기가 비로 취소돼서 등판하지 않았지만, 배장호의 출석체크는 계속되고 있었고, 보직은 희미해졌다. 부산으로 내려와서 LG와 경기를 치른 6일에도 배장호는 6-12로 경기가 기운 9회초 마운드에 올라 2실점했다. 한 관계자는 “도대체 배장호는 롯데에서 무슨 보직이냐?”고 질문했다. 지금까지 나온 상황을 따져 보나 답하기가 어려운 문제다. 배장호는 지난해도 144경기의 절반인 72경기에 등판해 66⅓이닝을 던지며 마당쇠로 굴렀다.
배장호와 비슷한 투수가 롯데 불펜에 더러 있다. 각각 7경기에 나서고 있는 좌완 이명우(36)와 우완 진명호(28)다. 이명우는 롯데 불펜의 유일한 좌완이라 경기수가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진명호는 7경기에서 6⅓이닝을 던졌다. 평균자책점이 2.84로 가장 낫기 때문에 롯데 벤치가 진명호를 찾는 횟수가 늘고 있다. 역시 진명호의 보직도 뚜렷치 않다.
롯데에서 필승조는 박진형(24)과 손승락(36) 정도를 볼 수 있지만, 나머지 투수들의 보직 경계는 뚜렷치 않다. 지난해 상무에서 마무리 투수를 맡았던 구승민도 기대와 같지 않는 피칭에 박빙상황에서 기용되지 않고 있다. 박진형과 손승락은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이 별로 없어서 등판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원칙 없이 특정 투수만 기용하는 문제는 1승10패로 처진 팀 상황과 맞물려 있어 씁쓸하다. 하지만 반대로 롯데가 왜 안되고 있냐는 방증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