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위로는 부족했던 사이영...결국 8월 부진이 발목 잡았다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휴스턴) 김재호 특파원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상복이 없다.

류현진(32)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가 MLB네트워크를 통해 발표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결과 2위에 올라 사이영상 수상에 실패했다.

이번 시즌 29경기에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그는 결국 빈손으로 보내게 됐다. 선수들이 뽑은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 최고의 좌완에게 수여하는 워렌 스판상, 그리고 사이영상까지 모두 그를 비켜갔다.



투표 결과를 보면 1위 제이콥 디그롬(메츠, 207점)과 격차가 컸다. 30명의 투표인 중 29명이 1위표를 디그롬에게 던졌다. 1위표를 던진 기자는 딱 한 명, LA 지역을 대표한 서던 캘리포니아 뉴스 그룹의 마크 휘커 기자였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소화 이닝이 182 2/3이닝으로 디그롬의 그것(204이닝)에 많이 못미쳤고, 탈삼진(163 vs 255)도 크게 밀리면서 표심을 잃었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특히, 평균자책점 1위가 사이영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2000년 이후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가 사이영상을 받은 것은 랜디 존슨(2001-02) 제이크 피비(2007) 클레이튼 커쇼(2011-12, 2014) 디그롬(2018)이 전부다.

류현진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8월 12일까지 12승 2패 평균자책점 1.45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수상자를 발표한 MLB네트워크에서도 "이때까지는 류현진이 거의 독주 체제였다"고 말하며 당시 성적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후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95로 주춤한 것이 결국 사이영상 레이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방어하는데 성공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이날 MLB네트워크에서 방송 진행을 맡은 존 스몰츠는 "사이영상은 싸움에서 더 오랫동안 버틴투수에게 주는 상"이라는 말을 남겼다. 류현진이 아닌 디그롬이 상을 받은 이유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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