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를 몰고 다니는 ‘골목식당’이 100회를 맞았다. 시청자들과 울고 웃으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간을 지나왔기에 그 의미가 더욱 깊다.
2018년 1월 5일 첫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연출 정우진, 이하 ‘골목식당’)은 백종원 대표가 각 골목식당의 문제 케이스를 찾아내고 솔루션을 제시하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 8일에는 100회 방송이 전파를 탔다.
푸드트럭에서 골목식당으로, 그리고 휴게소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백종원 예능 시리즈’는 매번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그중에서도 화제의 프로그램은 단연 ‘골목식당’이다. 기본적으로 백종원이 전면에 나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김성주와 정인선이 또 다른 몫을 소화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일반인 출연자들이야말로 으뜸가는 주인공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방송 100회를 맞았다. 사진=SBS
골목의 식당들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사람이 운영하고 여러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이니 당연한 일이다. 웃기고 슬프고 훈훈한 사연은 물론이고 기막히고 뒷골 잡게 만드는 식당도 수두룩하다. 식당 사장들도 참 가지각색이다. 백종원은 그런 사장들을 어르고 달래가며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따끔한 일침이 필요한 이에게는 미간의 주름 찌푸리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백종원은 음식 개발뿐만 아니라 ‘진짜 장사’를 가르쳤다. 아는 체나 자신의 권위를 부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문제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진심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모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건 아니었다. 백종원이 아무리 열과 성을 다해 가르쳐도 누구는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반면 누구는 튕겨내기 바빴다. 간절함의 정도가 달랐을 수도 있고 자존심의 문제였을 수도 있다. 백종원을 만난다고 해서 무조건 바뀌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다행히도 대부분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갔다. 백종원은 각각 알맞은 방법으로 솔루션을 진행하고 때로는 모험도 했다. 백종원과 식당 사장들이 만들어낸 하나의 스토리는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연속성을 가졌고,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그 안에 일반인이 있고 그들이 만들어낸 기승전결이 재미를 보장했다. 공감력이 구심점을 만들고 흥미롭기까지 하니 드라마처럼 매주 챙겨볼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문제점이 도드라진 건 아쉽다. 잊을 만하면 고개를 드는 조작 의혹과 부정적인 이슈로부터 ‘골목식당’은 자유롭지 못하다. 매 방송이 끝나면 인기에 비례하는 이슈가 나온다. 오죽하면 ‘빌런’(Villain)이라는 말이 쓰였을까. 시청자들은 백종원의 솔루션에 대적하고 고집을 부리거나 예의에 어긋나게 행동하는 식당 사장들을 악당을 뜻하는 빌런이라고 불렀다. 예능 프로그램에 일반인 빌런이 등장하다니 참 기묘하고 웃긴 일이지만 시청자들은 그 빌런을 향해 분노하면서도 시청은 이어갔다. 방송 직후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는 ‘골목식당 OOO식당’ ‘골목식당 OOO사장’ ‘골목식당 OOO아들’ 같은 키워드가 점령하는 게 예삿일이다. 본질은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은 현상의 전형이기에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골목식당’ 백종원 대표 사진=김영구 기자
‘골목식당’이 지닌 이 같은 특이점에 대해 장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여러 논란이 많았음에도 프로그램이 유지되는 건 결국 대의나 취지 때문이다. 어려움에 처한 창업자들에게 솔루션 해주는 게 논란을 상쇄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면에서 ‘골목식당’은 리얼리티쇼다. 일반인의 면면이 드러나고 자극적인 요소가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골목 상권을 살린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긴급점검 편의 거제도를 보면 솔루션을 처음 했을 때만큼의 화제성은 없다. 그러나 포방터 시장처럼 성공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골목시장’이 갖고 있는 자극적인 요소를 털어내면서 초반에 기획했던 의도를 되살려 끌고 가는 게 향후 관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골목식당’에는 선한 의도가 담겨 있다. 처음 프로그램을 기획할 당시 품었던 마음은 변하지 않았겠지만 본질이 흐려질 때가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의도했든 그러지 않았든 다양한 이슈를 생성해온 ‘골목식당’이 100회를 기점으로 더 뚜렷하게 본질을 새기기를 바라본다.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