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부는 여풍, 올해도 거세다 [2020해외영화계①]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스크린 가득 부는 여풍(女風)은 올해도 유효할 전망이다. 여성 감독·여성 주연의 영화가 지난해 극장가에 인장을 새겼듯 새해에도 다양한 여성 영화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영화계는 여풍으로 넘실댔다. 상업과 독립의 구분 없이 ‘벌새’의 김보라 감독, ‘생일’의 이종언 감독, ‘돈’의 박누리 감독,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 ‘메기’의 이옥섭 감독, ‘가장 보통의 연애’의 김한결 감독, ‘82년생 김지영’의 김도영 감독 등 여성 감독들의 약진이 돋보였고, 여성 중심 서사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올해도 여성 영화인들의 활약은 계속된다. 영화계 여풍은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거세다. 조커와 헤어진 할리퀸부터 세상을 구한 공주 원더우먼, 진정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작은 아씨들,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까지 여성 감독이 담아낸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전 세계 관객과 만난다.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스틸컷 사진=그린나래미디어
가장 먼저 극장에 찾아온 영화는 셀린 시아마 감독이 연출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다. 제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 지명, 제72회 칸 영화제 2관왕이라는 성취를 이룬 이 영화에 대해 미국 타임지는 “칸 영화제에 참석한 비평가들과 관객들이 이 영화에 얼마나 열광했는지를 생각해보면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을 정도로 첫 공개 직후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초상화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멜랑 분)가 원치 않는 결혼을 앞둔 귀족 엘로이즈(아델 에넬 분)의 결혼 초상화 의뢰를 받은 뒤 묘한 감정의 기류에 휩싸인 두 여성의 이야기는 ‘캐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잇는 아트버스터 작품으로 호평 받고 있다. 캐시 얀 감독이 연출한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는 오랜 연인 조커와 헤어지고 해방감을 느끼는 할리퀸(마고 로비 분)이 빌런에 맞서 여성 히어로팀을 이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솔로 무비로 2020년 DC 코믹스의 새해 첫 주자다. 이 영화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DC 영화 사상 최초로 아시아계 여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것과 더불어 주연 배우 및 제작, 각본 등 여성 영화인들이 전면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이 만들어낸 강렬하고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스토리는 할리퀸 솔로 무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하다.

‘레이디 버드’로 성공적으로 연출 데뷔한 그레타 거윅 감독이 진두지휘하고 시얼샤 로넌, 엠마 왓슨, 플로렌스 퓨, 엘리자 스캔런, 티모시 샬라메 등이 출연하는 ‘작은 아씨들’도 여성들의 활약을 예고한다. 제54회 전미비평가협회상 감독상을 수상한 ‘작은 아씨들’은 내달 열리는 미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색상, 음악상, 의상상 등 주요 부문 6개에 후보 지명되어 개봉 전부터 저력을 입증했다.

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작은 아씨들’ 스틸컷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소니 픽쳐스
패티 젠킨스 감독이 전편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원더우먼 1984’는 DC 코믹스 여성 히어로 블록버스터의 대표격이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세상을 구한 다이애나 공주가 이번에는 1984년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새로운 빌런들에 맞선다. 감독과 마찬가지로 전편에 이어 갤 가돗이 원더우먼 역을 맡는다. ‘어벤져스’ 군단에서 강력한 전투 능력과 명민한 전략을 함께 겸비한 히어로 블랙 위도우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블랙 위도우’는 오는 4월 국내 관객을 찾는다. 스칼렛 요한슨이 블랙 위도우를 그대로 연기하며 ‘조이’ ‘아찔한 십대’ ‘로어’ ‘베를린 신드롬’을 연출한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이 연출했다. 올해 최고 기대작 반열에 오른 영화인만큼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부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사이 존재하는 블랙 위도우의 과거 이야기를 다룬다고 전해져 전 세계 영화팬들의 기대감을 자극한다.

니키 카로 감독이 연출하고 중국배우 유역비가 주연을 맡은 ‘뮬란’도 여성 영화인들의 합심으로 탄생했다. 용감하고 지혜로운,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성품의 뮬란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성별을 숨기고 적들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병사가 되어 위대한 전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디즈니 라이브 액션이다. 당대 보수적 잣대로 억압 받던 여성들과 달리 진취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는 뮬란이 이 시대에 어떤 화두를 던질지 주목된다.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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