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300홈런 달성’ 박병호 “다음 목표는 통산 1000타점” [현장인터뷰]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사실 제가 처음 친 홈런 상대 투수 이름도 생각이 안나요. KIA 외국인 투수인 것만 생각나요.”

15년이 훌쩍 넘은 시간, 박병호(34·키움 히어로즈)의 홈런은 쌓이고 쌓여 300개가 됐다.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박병호는 기자회견실에 들어왔다. 직전 경기였던 지난 5일 수원에서 열린 kt위즈전에 통산 300홈런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비록 팀이 5-10으로 패해 박병호의 통산 300홈런이 묻히긴 했지만, KBO리그로도 14번째인 진귀한 기록이었다.



2005년 성남고를 졸업하고 LG트윈스에 신인 1차지명으로 입단해 프로무대에 데뷔한 박병호는 그해 6월 2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전에서 프로 첫 홈런을 신고했다. 가장 기억나는 홈런이 있는지 질문하자 박병호는 “너무 어렵다”라며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사실 프로 첫 홈런도 광주에서 KIA 외국인 투수한테 때린 걸로 기억한다.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병호의 기억은 어느 정도 정확했다. 첫 홈런은 당시 KIA 외국인 투수 맷 블랭크였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가장 홈런을 많이 내준 투수를 알고 있을까. 박병호는 “(노)경은이 형인 걸 얼핏 봤다”며 쑥쓰럽게 말했다. 박병호는 300홈런을 188명의 투수에게 뽑았는데, 노경은(36·롯데 자이언츠)에게는 8개를 때렸다. 그 다음이 송승준(40·롯데) 홍건희(28·두산)가 6개를 내줬다. 성남고 2년 선배인 노경은 얘기라 조심스러웠다. 박병호는 “홈런을 많이 때리긴 했어도, 올 시즌 경은이 형에게 상대 전적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물론 박병호는 자신의 300홈런이 대기록인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지난번 두산과 경기에서 홈런 2개를 때리고 299홈런인 것은 알고 있었다. 300홈런을 때리고서는 ‘영광스러운 기록이다’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정말 대단한 선수들만이 밟은 고지다. 물론 그뿐이다”라고 말했다.

박병호에게 통산 기록이 대단하게 다가온 계기는 히어로즈에서 은퇴한 송지만 코치(현 KIA 코치) 때문. 그는 “2011년 히어로즈로 이적하고 나서 송지만 코치님이 은퇴(2014년 10월)하실 때 300홈런 1000타점을 기록하신 걸 알게 됐다. 정말 대단한 기록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다. 이후 홈런이 쌓이고, 올 시즌을 앞두고 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했다”며 “이제 목표는 1000타점이다. 원래도 타점은 많이 올리고 싶었고,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제 300홈런 1000타점이라는 꿈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키움 박병호가 7일 고척 삼성전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안준철 기자
히어로즈의 트레이드는 박병호에게 터닝포인트였다. 그는 “트레이드 이후 팀에서 전폭적으로 밀어줬다”며 “좋은 지도자분들을 만났고 그러면서 저도 성장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통산 467개의 홈런을 때린 이승엽(KBO 홍보대사)의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후보로 꼽히는 박병호다. 당장 올 시즌 홈런왕을 차지하면 최다 홈런왕에 등극하게 된다. 박병호는 지난해 홈런왕에 오르면 이승엽과 함께 5차례 홈런왕을 차지하며, 프로야구 최다 홈런왕 공동 1위다.

하지만 박병호는 “공동 1위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걸 넘어서기 위해 야구하는 건 아니다. 하게되면 영광이겠지만, 그걸 위해서 달려가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시즌 초반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박병호는 그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최근에는 홈런을 치고도 좀처럼 웃지 않는다. 박병호는 “후배들이 지고 있더라고 홈런 치면 밝게 해달라고 요청을 하더라”며 “그래서 0-10 정도에서 나오는 홈런 아니면 밝게 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내 홈런에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는 동료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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