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에게는 시간 여유가 있다?’ ML의 오산이다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나성범에 비해 여유가 있는 것 아닌가. 완전 FA이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다.”

FA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양현종을 두고 한 메이저리그 구단 아시안 담당 스카우트가 한 말이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나성범은 협상 기한이 정해져 있다. 오는 10일 오전 7시(한국시간)까지는 결론을 지어야 한다. 이 시간 동안 계약에 이르지 못하면 메이저리그행은 무산된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판단은 양현종과 KIA타이거즈의 속사정을 헤아리지 못한 단견이다. 사진=MK스포츠DB
이론적으로 양현종은 시간에서 자유롭다. 언제든 계약만 하면 메이저리그 선수가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양현종과 KIA의 깊은 속사정을 헤아리지 못한 단견에서 나온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완전 FA이기는 하지만 무한정 기다릴 수 없는 건 양현종도 마찬가지다.

양현종과 KIA는 나름의 기준을 만들고 메이저리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늦어도 20일 정도까지는 계약이 마무리돼야 한다. 그 이후엔 양현종과 KIA의 협상이 시작된다.

한국 프로야구 스프링캠프 개시일은 2월1일이다. 개인 훈련을 한다고는 하지만 메이저리그와는 시스템이 달라서 합동 훈련이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올 시즌엔 모든 팀이 추운 국내에서 훈련하기 때문에 스프링캠프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양현종이 무한정 메이저리그 구단의 오퍼를 기다리고 있을 수 없는 이유다. 양현종은 20일까지만 메이저리그 협상을 진행하고 이후엔 KIA와 협상한다는 계획이다. 그 정도면 스프링캠프 개막 전까지 계약에 이를 수 있다. KIA에 대한 양현종의 로열티가 높고 KIA도 존재감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계약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 된다.

그러나 이런 사정까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 동부지구 구단 관계자는 “양현종 계약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 서둘지 않는 경향도 있다. 좀 더 신중히 접근해도 된다고 판단한다.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시간에 쫓긴다는 생각은 해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장 협상이 급한 상황에서 시간에 쫓기고 있다는 사실을 일일이 말하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엄연히 양현종은 그를 기다리고 있는 친정팀이 있다. 무한정 메이저리그 계약을 기다릴 수 없는 이유다.

굳이 시간 제한이 있다고 밝혀 불리한 입장에 놓일 필요는 없다. 애타게 시간만 흘러갈 뿐이다.

양현종에게도 계약 마지노선은 있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 무한정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다. 계약에 속도감을 붙일 필요가 있다. 아직은 잠잠한 시장 상황에서 빠른 반전이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mksport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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