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지각 합류, 별 것 아니라는 반응이 더 냉혹한 이유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어쩌면 텍사스 레인저스 입장에선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있다. 훈련 며칠 늦게 합류하는 것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양현종(33)의 입장은 다르다. 하루 하루가 천금 같다.

양현종이 비자 문제로 결국 스프링캠프에 정상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며칠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이 스프링캠프에 지각 합류하게 됐다. 하지만 텍사스 구단은 흔히 있는 일로 치부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크리스 영 레인저스 단장은 18일(한국시간) 취재진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네 명의 선수가 비자 문제로 도착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이 네 명 중 한 명이다. 조엘리 로드리게스, 호세 르클럭, 퍼너리 오즈나와 함께 아직 캠프에 도착하지 못했다.

캠프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양현종의 경우 특히 계약 합의가 늦어지면서 캠프 합류 지연이 예상됐었다.

영 단장은 "심각한 문제는 절대 아니다. 수일 내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너무 당연한 듯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썩 내키지는 않는다. 양현종의 현재 입지를 보여주는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양현종이 거액을 들여 영입한 특급 선수라면 그의 합류 불발은 큰 뉴스가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양현종의 위치는 십 수명의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 중 한 명일 뿐이다. 어쩌면 텍사스 구단의 여유 있는 반응은 양현종이 있고 없고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 없는 구단 상황을 대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존심이 상하지만 그럴수록 이를 악물어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보기 좋게 한 방을 먹여야 한다.

양현종은 합류 첫 날부터 100%를 보여줘야 한다.

시차 적응, 숙소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스프링캠프의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면 양현종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스프링캠프가 전부는 아니다. 일단 마이너리그에 내려간 뒤 콜 업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생활은 말처럼 녹록치 않다. 양현종에게는 처음 겪어보는 일들이 될 것이다.

또한 텍사스가 리빌딩 중이라는 점도 양현종에게는 유리한 일은 아니다. 양현종은 만 33세의 투수다. 그 보다 먼저 기회를 주고 키워야 할 투수들이 줄 서 있다.

비슷한 성적을 낼 경우 젊은 선수들에게 먼저 기회가 갈 수 있다. 어떻게든 일단 공정한 경쟁이 펼쳐지는 스프링캠프서 살아 남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텍사스는 차가울 정도로 침착했다. 양현종의 마음은 바쁘겠지만 구단의 입장엔 여전히 여유가 넘친다.

양현종이 이런 시선을 바꿔 놓아야 한다. 더 이 악물고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립 서비스가 아닌 진짜 인정을 받기 위해선 보다 독한 각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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