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한국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외부 칼럼 중 일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쿄올림픽을 취소할 생각이 없는, 포기하기엔 곤란한 상황을 한마디로 압축했다.
도쿄올림픽이 어느덧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일본내 반대 목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에 이어 라쿠텐, 소프트뱅크, 도요타 등 일본 최정상급 기업 경영자들도 방역에 대한 걱정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나섰다.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에서 부정적인 답변이 절반을 넘은 지도 꽤 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IOC는 도쿄올림픽 중계권 판매로만 26억4625만 달러(약 2조9966억 원)를 번다. 이벤트 수익의 73%를 차지한다. 대회를 취소하면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손해배상소송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IOC는 도쿄올림픽 중계권 판매로만 26억4625만 달러(2조9966억 원)를 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일본 내 개최 반대 여론이 거세지고 있음에도 대회를 강행하려는 가장 큰 이유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사진=AFPBBNews=News1
미국 NBC는 도쿄올림픽에 14억5000만 달러(1조6417억 원)를 투자했다. IOC뿐 아니라 개최국 정부도 방송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일본 총리까지 지낸 모리 요시로 조직위원장이 성차별 발언 논란에 못 이겨 사임할 때도 NBC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NBC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다른 인물이 조직위원회를 대표해야 한다”며 사실상 사퇴를 요구, 모리 전 총리를 도쿄올림픽 준비에서 배제했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원하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도쿄올림픽 무산은 NBC가 절대 바라지 않는 상황이다. 올림픽 유치계약에 따르면 일본 정부나 대회 조직위원회는 취소 권한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회가 열리지 못하면 거의 모든 책임을 IOC가 져야 할 가능성이 크다.
IOC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도쿄 긴급사태 발령이 연장되어 토마스 바흐 위원장 현장 점검이 연기됐음에도 “막상 올림픽이 개막하면 일본 여론도 바뀔 것”이라며 어떻게든 개최를 강행할 뜻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가장 신뢰도가 높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도쿄올림픽 참가자 예방 접종에 필요한 주사제 전부를 후원하기로 약속한 것도 안전한 대회 개최가 가능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애쓰는 IOC에 힘이 되고 있다.
만약 일본이 독자적으로 도쿄올림픽을 취소한다면 IOC와 계약 위반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보건 위기가 세계적인 규모의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상황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반대 여론이 거세지는데도 조직위원회가 먼저 포기 의사를 쉽게 밝히지 못하는 이유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IOC와 일본이 손해배상소송 공동 대처 등을 합의해야 도쿄올림픽 취소가 가능하다. 어느 한쪽이 아닌 함께 대회를 포기하면 행사취소보험을 통한 보상금으로 손해를 어느 정도 만회하는 것도 좀 더 쉬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IOC와 일본이 서로 눈치만 보는 동안 도쿄올림픽은 개최를 취소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gsoo@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