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이용찬 협상에 최선 다하지 않았다고? 사실과 다르다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겉으로 보기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두산이 이용찬(32)과 협상에서 대단히 냉정한 태도를 취한 것 처럼 느껴졌다.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없어 더욱 알기 어려운 일이다.

이용찬은 20일 NC와 3+1년 총액 27억 원에 계약했다. 보장 금액은 14억 원이고 옵션이 13억 원이나 되는 계약이다.

그다지 큰 규모의 계약이라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정도라면 두산도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되는 수준이다.
이용찬이 두산과 협상을 뒤로 하고 NC행을 택했다. 사진=MK스포츠 DB
그러나 결국 두산과 이용찬의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엔 두산이 의지가 없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우선 두산은 한 번도 이용찬 측과 협상에 김태룡 단장이 직접 나서지 않았다. 실무자인 운영 팀장만이 나섰을 뿐이다.

운영 팀장을 낮게 보는 것이 아니다. 김승호 두산 운영 팀장은 두산 구단의 살림꾼이다. 그 보다 구단 속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인물도 없다.

보통 팀의 운영 팀장과는 레벨이 다르다.

얼마든지 FA 선수와 직접 협상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운영 팀장이다.

그러나 '정성'이라는 측면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운영 팀장 수준에서 결정이 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도 단장이 직접 나서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있다.

쇼 케이스에도 두산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특별히 스카우트 팀을 파견해 이용찬의 상태를 살피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 가지 다 사연이 있었다. 두산은 두산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우선 단장 협상 부분.

두산은 이용찬 뿐 아니라 가장 계약 규모가 컸던 허경민 협상에도 단장이 나서지 않았다. 운영 팀장이 모든 협상을 진행했다.

김태룡 단장이 나선 것은 모든 협상이 끝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때 였다.

이용찬도 협상이 마무리 단게에 접어들었다면 단장이 나섰을 것이다.

두산은 지난 2월7일 이용찬과 직접 협상을 통해 옵션 안을 조율했다. 불펜으로 나섰을 때와 선발로 나섰을 때의 충족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했다

2월17일엔 에이전트와도 같은 내용을 조율했다.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르는 듯 했다.

하지만 이용찬 측이 이후 쇼 케이스를 택하며 협상이 다시 장기화 됐다.

쇼 케이스 부분에도 두산은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었다.

두산은 불펜 피칭을 보여줄 수 있는 시점을 찾았다. 테스트 기준도 마련했다. 트랙맨 데이터를 통해 구속과 회전수를 충족 시키면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 대로였으면 21일 불펜 피칭을 통해 이용찬의 데이터를 확인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전에 이용찬의 쇼 케이스가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NC가 협상을 제안하면서 급격히 NC행이 결정됐을 뿐이다.

두산 관계자는 "불펜 투구를 본 뒤 최종안을 놓고 협상을 할 계획이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우리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용찬과 협상에 최선을 다하려 했다. 단지 이용찬 측에서 좀 더 좋은 조건을 먼저 찾았을 뿐이다. 우리가 준비한 안이 NC안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말할 수 없지만 처음 제시했던 안에서 조정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자칫 대단히 냉정해 보였던 두산의 협상 태도였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용찬의 몸 상태에 따라 협상 방법에 다소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어찌됐건 이제 이용찬은 NC 선수가 됐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분명한 건 두산 또한 이용찬을 잡기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다.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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