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지난 21일 SSG 랜더스에서 5-6으로 무릎을 꿇었다. 2-4로 뒤진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이천웅의 동점 2점 홈런, 김현수의 역전 솔로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지만 9회말 수비에서 무너졌다.
실점 과정도 좋지 않았다. 마무리 고우석이 1사 후 제이미 로맥에게 좌전 안타, 대타 추신수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며 1, 3루의 위기에 몰렸고 한유섬, 박성한에게 연속 볼넷으로 4-4 동점을 허용했다.
결승점을 헌납한 장면은 더 뼈아팠다. LG는 1사 만루에서 이재원의 내야 땅볼 때 3루수 문보경이 역모션으로 포구에 성공한 뒤 3루 베이스를 먼저 터치하면서 2루 주자가 아웃되는 상황을 만들었다.
류지현(왼쪽 첫 번째) LG 트윈스 감독이 지난 21일 SSG 랜더스전 패배 직후 심판진에게 결승 득점 상황과 관련해 어필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문보경은 이후 3루 주자 추신수가 홈으로 쇄도하자 포수 유강남에게 송구를 건넸다. 추신수가 런다운에 걸리면서 9회말 SSG의 공격이 종료되고 승부는 연장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유강남은 추신수가 3루로 되돌아가는 상황에서 3루 백업 중이던 내야수 손호영에게 송구하는 대신 추신수를 쫓아갔고 추신수는 그대로 3루 귀루에 성공했다.
유강남은 이때 이미 아웃된 2루 주자 한유섬이 3루에서 2루로 되돌아가는 동작을 취하자 한유섬을 따라가기 시작했고 이 사이 3루 주자 추신수가 결승 득점을 올렸다. 벤치는 물론 2루수 김민성도 홈에 송구하라는 사인을 보냈지만 유강남은 듣지 못했고 경기는 LG의 패배로 종료됐다.
류지현 LG 감독은 22일 SSG전에 앞서 “전날 경기 마지막 순간 영상을 수백번은 돌려본 것 같다”며 “이랬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지만 만약을 붙여서 생각하면 정답이 없더라. 순간적인 착각으로 일어난 플레이였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다만 “결과적으로 심판이 타임을 선언하기 전까지는 끝까지 플레이를 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히 있다”며 “한유섬이 2루로 귀루할 때 3루심이 재차 아웃이라고 얘기를 해줬는데 유강남이 3아웃 선언으로 착각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다만 지나간 경기는 빨리 잊겠다는 입장이다. 고우석이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개막 후 줄곧 뛰어난 활약을 펼쳐줬던 만큼 전날 경기의 아픔을 빠르게 털어낼 것을 주문했다.
또 팀 타선이 필승조가 최대한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조금만 더 분발해 주기를 기원했다.
류 감독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우리뿐 아니라 다른 팀들도 9회에 역전을 당하고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다”며 “고우석, 정우영, 김대유 등 필승조가 4월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잘해줬다. 부담스럽겠지만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우석이 최근 한 점 차 타이트한 상황에서 등판이 많았다. 앞으로는 타선 지원을 받아 조금 더 편하게 던질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며 “전날 팀 홈런이 3개가 나왔는데 우리 타자들이 득점력, 공격력이 살아날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so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