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한숨 돌리게 됐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영입을 완료했다. 주인공은 윌 크레익(27)이다. 크레익은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주인공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예능 수비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키움은 13일 오후 크레익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데이비드 프레이타스(32) 퇴출 이후 타선 보강이 절실했던 키움이 한시름 덜게 됐다.
크레익은 2016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22번)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지명 받았고, 202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당시 1라운드에서 지명될 만큼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키움 히어로즈가 영입한 윌 크레익. 사진=ⓒAFPBBNews = News1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2시즌 동안 20경기에 나와 64타수 13안타 1홈런 5득점 3타점 타율 0.203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5시즌 동안 482경기에 출전해 1,772타수 462안타 59홈런 252득점 287타점 타율 0.261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에는 다른 의미로 널리 알려진 주인공이다. 바로 지난 5월 28일에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나온 장면 때문이다.
당시 컵스 공격인 3회초 2사 2루에서 컵스 하비에르 바에스는 3루수 땅볼을 때렸다. 타구를 잡은 피츠버그 3루수 에릭 곤살레스는 1루로 송구했다. 문제 없는 수비였다. 문제는 1루수였다. 1루수가 바로 키움이 영입한 크레익이었다. 포스아웃 상황 크레익이 베이스를 밝고 송구를 받으면 타자주자가 아웃돼 이닝이 끝날 수 있었다.
근데 크레익은 타자주자 바에스를 '태그'하려 했다. 문제는 전력질주를 하지 않아 홈플레이트쪽으로 되돌아간 바에스와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는 점이다. 크레익과 바에스는 홈플레이트 근처까지 이동했다. 그 사이 2루 주자 윌슨 콘트레라스는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다.
그제서야 2루 주자의 존재를 깨달은 크레익은 홈플레이트를 지키고 있던 포수 마이클 페레스에게 송구했다. 그 사이 콘트레라스가 홈으로 슬라이딩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만들어졌다. 페레스도 예능 수비를 더했다. 홈으로 쇄도하는 콘트레라스에게 태그를 시도했다. 2사 후 상황이기 때문에 페레스는 바로 옆에 있던 타자주자 바에스를 태그해도 이닝이 종료된다. 결국 콘트레라스가 먼저 홈을 통과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바에스는 몸을 돌려 1루로 뛰었다. 포수 페레스는 1루로 향하는 바에스를 보고서야 1루로 공을 던졌지만, 1루 커버를 들어온 피츠버그 야수는 없었다. 결국 악송구에 바에스는 1루를 거쳐 2루에 안착했다. 바에스는 후속 이언 햅의 중전 안타에 홈을 밟았다. 결국 피츠버그는 이날 3-5로 패했다.
이는 지난 5월 21일 문학 SSG랜더스전에서 LG트윈스 포수 유강남(29)이 이미 아웃된 2루 주자 한유섬을 맹추격하다 3루 주자 추신수에게 끝내기 득점을 허용한 장면과 비교됐다.
윌 크레익이 올 시즌 피츠버그에서 예능 수비를 펼치는 장면. 미국의 유강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사진=MLB 유튜브 영상 화면
이에 유강남에 빗대 크레익에 ‘미국의 유강남’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였다. 물론 키움은 수비보다 크레익의 장타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때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군단이었던 키움은 올 시즌 팀홈런 53개로 8위에 머물러있다. 1위 SSG(107개)의 절반 수치다. 팀 장타율도 0.384로 8위다. 중심타선에서 홈런을 때릴 타자가 적다. 홈런 10개를 넘긴 타자는 16개인 박동원(31)과 10개인 박병호(35) 뿐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프레이타스 퇴출 이후 “수비보다는 장타 갈증을 해결해 줄 선수가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190cm, 105kg로 하드웨어가 좋은 크레익은 파워풀한 스윙으로 장타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키움은 “타석에서는 타구를 바라보는 시선과 하체의 중심이 안정적이다. 선구안도 뛰어나 높은 출루율도 기대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예능 수비의 주인공이긴 하지만, 고척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타구를 많이 생산하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키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