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희망? 실상은, 최악 적자·방역실패 올림픽 [올림픽 결산]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이번 대회의 성공을 훌륭한 희망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020 도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고 자평했다. 2020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가운데 치러졌다. 감염병 펜데믹 상황에서도 1년 연기되긴 했지만, 대회는 열렸다.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장시간 상처 입은 세계인들에게 희망을 줬다는 시선도 있다. 남자 테니스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독일의 알렉산더 츠베레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이 행사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전 세계가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중국도 이번 도쿄올림픽을 높게 평가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도쿄가 전례 없는 난관을 극복했다”고 분석했다.

'2020 도쿄올림픽' 폐회식이 8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렸다. 폐회식에는 기수 전웅태를 비롯해 근대5종 선수 4명과 임원 30명 등 대한민국 선수단 34명이 참가했다. 한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수확하며 종합 1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다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3일 개막한 도쿄올림픽은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이날 폐막했다. 사진(일본 도쿄)=천정환 기자
물론 긍정적인 시선이 지배적인 건 안디ㅏ. 영국 공영방송 BBC는 “성과를 거둔 도박이자 현대사에서 가장 논쟁의 여지가 있는 스포츠 행사”라는 평을 내렸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대가도 받지 못하는, 초대형 이벤트만을 위한 선박으로 전락했다”라고 했다. 개최국 일본은 자평하고 있다. 대회 개막 전만 하더라도 사상 초유의 ‘올림픽 중단’ 시나리오가 설득력이 있었다. 중단 없이 완주했으니, 자화자찬할만했다. 더구나 일본은 이번 올림픽에서 달 종합 순위 3위에 올라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금메달 27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7개 등 모두 58개의 메달을 땄다.



하지만 빛좋은 개살구다. ‘부흥 올림픽’이라는 기치는 사상 최초 ‘무관중 올림픽’이 됐고, 사상 최대 적자 올림픽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비용이 20% 증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실시된 정부 감사에서는 270억달러(30조9420억원)가량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입장 관중 수익은 제로다. 지난 1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도 “도쿄올림픽의 총 비용이 최대 280억 달러(약 32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두 배 수준이자, 동계‧하계 올림픽 통틀어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림픽 비용은 기업 스폰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담금, 티켓 판매 등으로 충당되는데 무관중이 되면서 약 900억엔(약 9300억원)의 수입이 사라졌다. 관중을 상정하고 계약한 음식, 자재 등 추가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상 최대 적자 올림픽은 기정사실이다.

코로나19 방역에도 실패했다. 지난 6월 하순부터 5차 유행기에 진입한 일본은 도쿄올림픽 개막 7일째인 지난달 29일 하루 확진자가 처음으로 1만명대에 이르렀고, 이후 매일 평균 1만2000명~1만5000명대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입원 제한’ 카드까지 꺼낼 정도로 의료체계가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올림픽 완주와 코로나19 방역 실패를 맞바꾼 것은 실패한 모험이라는 시선이 강하다. 마이니치신문은 “선수들의 훈련과 노력, 도전은 칭찬받을 만하다”면서도 “정부가 긴급사태를 선언한 뒤 (세계인의) 축제를 벌이면서 국민들에게는 ‘위기감을 가지세요’라고 말하는 모순은 초등학생들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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