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연속 금메달 도전에 나섰던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올림픽 본선에 참가한 6개국 중 4위에 그치며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김경문(63)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이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지만 별도의 환영 행사도 선수들을 격려하는 팬들도 없었다.
김 감독은 입국장에 들어서자마자 “죄송하다”는 말로 운을 뗀 뒤 “미국, 일본의 투수들이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좋았다. 우리가 인정해야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투수 이의리(왼쪽)와 김진욱. 사진(인천공항)=김재현 기자
김 감독은 다만 “이의리, 김진욱 등 두 좌완투수가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에 전혀 실패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며 참사 속 수확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의리(19, KIA 타이거즈), 김진욱(19, 롯데 자이언츠)의 성장과 발견은 참사로 끝난 도쿄올림픽의 유일한 수확이다.
이의리는 도미니카공화국, 미국과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각각 5이닝 3실점, 5이닝 2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선보였다. 특히 2경기 연속 9탈삼진을 기록하며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김진욱도 불펜에서 제 몫을 해줬다. 4경기 2⅔이닝 무실점으로 첫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 3볼넷이 옥에 티였지만 향후 대표팀 마운드의 한축을 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의리는 귀국 후 “올림픽은 좋은 경험이었다. 큰 대회를 처음 준비해봤는데 정규시즌과는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며 “마운드에서 긴장을 많이 했고 그러면서 자신감이 조금씩 떨어졌다.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국제대회에서는) 구위가 좋다고 생각 없이 던지면 안 될 것 같다. 앞으로 더 정교한 제구력을 갖춰야 한다”며 “이제 다시 소속팀으로 돌아가 부상 없이 후반기를 잘 치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진욱 역시 아마추어와 프로 레벨 국제대회의 차이를 절감했다. “매 경기 결과를 내고 증명해야 한다는 점이 청소년대표 때와는 달랐다. 올림픽 같은 큰 경기에서는 마지막까지 집중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고 돌아봤다.
이어 “국가대표팀에서 뛰어난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 더 발전해서 태극마크를 계속 달고 싶다. 다음에는 좋은 결과를 내서 축하받으면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