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의 복수는 10년도 늦지 않는다고 했던가. 선덜랜드는 단 1년 만에 복수에 성공했다.
선덜랜드는 지난 14일(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2025-2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홈 경기, 위어타인 더비에서 1-0 승리했다.
이로써 선덜랜드는 최근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강호를 만나 1무 1패로 고전한 아쉬움을 완전히 덜어냈다. 그리고 ‘라이벌’ 뉴캐슬을 상대로 10년 만에 승리했다.
선덜랜드는 2015년 10월, 뉴캐슬에 3-0으로 승리한 후 10년 동안 웃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지 못한 탓이 컸다. 더불어 1년 전, FA컵에서는 홈에서 0-3으로 대패한 후 그들이 원정 팬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대참사’를 지켜봐야 했다.
그렇기에 이번 승리는 더욱 의미가 컸다. 심지어 닉 볼테마데의 자책골로 이겼으니 더욱 짜릿한 승리였다. 그리고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기며 뉴캐슬과의 차이를 벌렸고 그 결과, 7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선덜랜드는 승리 후, 1년 전 뉴캐슬이 그랬던 것처럼 홈 팬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유쾌한 조롱이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선덜랜드 팬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으나 자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중요한 더비 승리를 축하했다. 선덜랜드 선수들와 구단 스태프는 (엘비스)프레슬리의 ‘Can’t Help Falling in Love’를 부르며 그라운드 위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 사진은 단순한 기념 촬영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뉴캐슬이 선덜랜드 원정에서 3-0 승리한 후 (에디)하우 감독과 선수단이 원정 팬들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선덜랜드는 불만이 컸고 (댄)발라드는 그때의 아픔을 잊지 않았고 동기부여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발라드는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지난해 1월, 홈에서 0-3으로 패배한 건 우리는 물론 팬들에게도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우리가 팬들을 실망시켰기에 이번 승리는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의 패배가 오늘을 더 잘 준비하게 했다. 지금 우리는 높은 퀄리티, 진짜 리더들이 있고 끝까지 버티며 잘 싸웠다. 충분히 이길 자격이 있었다. 선제골을 넣은 뒤 경기 운영이 중요했고 잘 해냈다. 우리 모두 훌륭했다”고 더했다.
선덜랜드는 라이벌 더비 승리, 그리고 뉴캐슬보다 더 높은 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을 얻었다. 그리고 1년 전, 굴욕의 단체 사진을 제대로 갚아주면서 자존심마저 챙겼다. 여러모로 최고의 하루를 보낸 그들이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