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SOL Bank 25-26 핸드볼 H리그 남자부가 지난 5월 3일 챔피언결정전을 끝으로 약 6개월간의 뜨거웠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 눈에 띄는 변화와 발전을 보여준 팀을 꼽으라면 충남도청을 빼놓을 수 없다. 충남도청은 비록 공고했던 ‘빅4’의 벽을 깨지는 못했지만, 눈부신 성장세를 기록하며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하게 했다.
충남도청은 이번 시즌 9승 2무 14패(승점 20점)로 최종 5위를 기록했다. 시즌 막판까지 전통의 강호 두산과 치열한 4위 싸움을 벌인 끝에 아쉽게 4위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수확은 전무후무하다.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9승 고지를 밟으며 ‘팀 창단 최다승’ 기록을 새로 썼기 때문이다.
동시에 3년 만에 리그 최하위(꼴찌)에서 탈출에 성공하며 완벽한 부활의 서막을 알렸다. 시즌 초반만 해도 충남도청의 앞날은 가시밭길 같았다. 개막 직후 4연패 늪에 빠지며 저조한 득점력에 발목을 잡혔고, 3라운드까지는 좀처럼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이석 감독 특유의 색깔이 묻어나며 뒷심이 매섭게 살아났다. 4라운드와 5라운드에서 각각 3승 2패씩을 수확, 후반기에만 6승을 쓸어 담는 무서운 저력을 발휘했다. 리그 2위인 우승 후보 SK호크스를 두 차례나 잡아낸 장면은 이번 시즌 충남도청이 보여준 저력의 백미였다.
충남도청은 시즌 초반부터 주포 김태관(RB)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대형 악재를 맞이했다. 에이스의 공백으로 시즌 내내 고전이 예상됐으나, 이를 지워버린 구세주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바로 ‘괴물 신인’ 육태경(CB)이다. 육태경은 프로 첫 시즌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노련하고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이며 시즌 164골로 리그 득점 랭킹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석 감독 체제에서 충남도청은 과거 수비 중심의 팀 컬러에서 탈피해 “1골을 먹으면 2골을 넣는다”는 화끈하고 공격적인 핸드볼로 완벽하게 변모했다. 김태관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워준 유명한과 김동준이 좌우에서 강력한 중거리 포를 지원 사격했고, 신예 육태경이 막힐 때면 베테랑 박성한이 중심을 잡고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내며 포지션 전반에서 고른 활약이 이어졌다.
충남도청의 이번 시즌 최대 약점은 피벗이었다. 피벗의 핵심 구창은이 부상 여파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전술 변화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원민준과 최범문 등 선수들이 번갈아 가며 피벗 포지션을 든든히 책임져주며 팀의 위기를 수습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6미터 득점이 151골에 그치며 리그에서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여기에 ‘날개’ 오황제의 입대로 인해 윙에서의 득점 역시 40골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었으며, 장기인 속공에서도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충남도청이 흔들림 없이 후반기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수문장 김희수 골키퍼의 가세였다. 김희수는 합류 이후 팀 수비의 중심축 역할을 맡으며 충남도청이 리그 팀 세이브 부문 3위에 해당하는 304세이브를 기록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뛰어난 반사신경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골문을 든든히 지키며 수비진 전체에 안정감을 불어넣었고, 이는 후반기 성적 상승의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두산을 상대로 시즌 4승 1패라는 압도적인 천적 면모를 과시하고도 4위 자리를 빼앗지 못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특히 최하위 상무 피닉스와의 맞대결에서 3승 2무를 기록했는데, 선수들의 부상과 군사 훈련 등으로 전력이 대폭 약해진 상무를 상대로 두 차례나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을 챙기지 못한 것이 결국 4위 싸움의 결정적인 발목을 잡았다.
또한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온 169개의 실책(리그 두 번째로 많은 수치)은 다음 시즌 충남도청이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남았다.
선수단 개별 득점을 살펴보면 육태경(164골)을 제외하고 유명한(67골), 박성한(64골), 원민준(61골), 김태관(55골), 김동준(54골) 등으로 뒤를 이었으나, 1위와의 격차가 다소 컸다. 만약 팀 내에 80~90골 이상을 책임져줄 수 있는 세컨드 스코어러가 한두 명만 더 나왔더라면, 이석 감독이 추구하는 화끈한 공격 핸드볼의 파괴력은 배가 되었을 것이다.
비록 봄 핸드볼로 가는 문턱에서 멈춰 섰지만, 충남도청은 이번 시즌 후반기 보여준 경기력을 통해 단순한 고춧가루 팀이 아닌 리그 판도를 흔들 강력한 강호로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다가올 새 시즌, 이들이 보여줄 ‘재미있는 핸드볼’이 벌써 기다려지는 이유다.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