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느껴지는 이번 월드컵, 다음에는 좀 더 좋은 분위기 속에서 열렸으면” 이란 공격수 타레미의 아쉬움 [WC 현장인터뷰]

지난 대회 같은 중동 국가의 따뜻한 환대를 경험했던 이란 대표팀의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33), 이번에는 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타레미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에 있는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 이란 선수단을 대표해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예정보다 15분 정도 늦게 시작했다. 그는 “늦은 것에 사과 드린다. 우리 잘못이 아니었다. 티후아나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 비행기편이 조금 지연됐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이란 대표팀 공격수 타레미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美 잉글우드)= 김재호 특파원
이란 대표팀 공격수 타레미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美 잉글우드)= 김재호 특파원

이란 대표팀은 원래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베이스캠프를 차릴 예정이었지만, 멕시코 국경 도시 티후아나로 계획을 변경했다. 두 나라 사이에 일어난 분쟁으로 인해 선수단 비자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결과다.

공교롭게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 국가 간의 평화 합의를 발표한 이날, 이란 대표팀은 처음으로 미국땅을 밟았다.

타레미는 “우리는 모든 이란 국민들을 존중한다. 우리는 이곳에 축구를 하러 왔다. 축구는 모든 사람들을 한데 어울리게 할 수 있다. 우리는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는 이란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겨드리기 위해 월드컵에 왔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는 최대한 정치적인 이슈와 거리를 두려고 노력했지만,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취재진은 그를 가만 두지 않았다.

이란 대표팀이 필드 적응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 AFP= 연합뉴스 제공
이란 대표팀이 필드 적응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 AFP= 연합뉴스 제공

그도 불편함을 감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4년전 카타르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개최국의 환대에 감사한 것을 알고 있다. 이번 대회는 개최국에게서 환영받고 있다는 느낌인가?’라는 질문에 “그 부분은 지적을 해야 할 거 같다”며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이란만이 아니라 여러 나라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심판도 마찬가지”라며 미국 입국이 거부돼 월드컵 참가가 무산된 소말리아 출신 주심 오마 압둘카디르 아르탄 심판의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이번 월드컵을 위해 도착했을 때부터 긴장감이 느껴졌다. 어느 대회든 긴장감이 존재하지만, 사람들이 이전에 말했던 모든 나라의 사람들을 위한 평화나 즐거움, 이런 경험과는 똑같은 경험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걸로 알고 있다. 몇몇 나라들이 비자 문제를 겪고 있다. 이것 때문에 캠프를 바꾼 팀들도 있다. 긴장감이 존재한다. 사람들이 월드컵에 대해 으레 갖는 그런 느낌을 이번 대회에서는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5일(한국시간) 이란 대표팀의 훈련이 열린 디그니티 헬스 스포츠 파크 앞에서 이란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美 카슨)= 김재호 특파원
15일(한국시간) 이란 대표팀의 훈련이 열린 디그니티 헬스 스포츠 파크 앞에서 이란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美 카슨)= 김재호 특파원

그는 이러한 긴장감이 “FIFA가 추구하는 메시지인 ‘기쁨’을 저해한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미래에 열리는 월드컵은 모든 팬들이 어느 팀을 응원하든 보다 나은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타레미를 비롯한 이란 대표팀은 미국땅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적대감을 느끼고 있다. 이들이 묶는 맨하탄 비치의 호텔부터 훈련장으로 사용하는 카슨의 경기장까지 이란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이란 국기와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는 대표팀을 응원하지 않는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를 묻자 “우리는 국가대표팀 선수들이다. 모든 이란 국민들을 위해 뛰고 있다. 사람의 의견은 다를 수 있다. 어디에 살고 있든 각자 의견은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모든 이란 국민들의 단결을 위해 뛰고 있고, 그분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정치와 연관되지 않고 그저 축구만 할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잉글우드(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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