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영, ‘스튜디어스 혜정이’을 넘어 ‘원경’이 되다 [MK★인터뷰]

‘스튜디어스 혜정이’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시대를 넘어 조선의 왕비가 된 배우 차주영은 마치 ‘원경왕후’ 그 자체와 같았다. 조선의 제3대 국왕인 태종 이방원의 왕비이자 성군 세종대왕의 모친인 ‘원경왕후’의 삶을 재조명한 드라마 ‘원경’은 이미 준비된 차주영에게 맞춤옷과 같이 달라붙으며, 배우로서 또 다른 가능성을 비춰주었다.

자신이 연기한 모든 작품이 배우에게 소중하겠지만, ‘원경’은 차주영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첫 사극 데뷔작이자, 첫 주연작, 첫 타이틀롤이라는 지점이었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 성공 이후 타이틀롤이라는 큰 역할을 소화한 소감에 대해 차주영은 “타이틀롤에 첫 주연, 심지어 사극이라는 장르를 소화해 냈어야 하다보니 부담이 컸다. ‘원경’이라는 작품에 워낙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다보니 아쉬움이 남는 지점도 많다”고 토로했다.

“‘원경’은 저에게는 정말 의미 있는 작품이에요. 너무 애틋하고 안쓰러웠던 작품이고, 작품을 하는 내내 잘 지나가기만을 바랐죠.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를 썼던 이들도 많았고요. 사실 촬영이 끝날 때까지만 해도 못 보낼 것만 같았어요. ‘이걸 어떻게 보내지’ ‘이제야 비로소 조금 연기라는 것이 뭔지를 알아가는 거 같은데’ ‘내가 뭘 하는지 이제야 알면서 하는 거 같은데’라는 생각들이 뒤섞였죠. 제가 연기를 잘하든 못하든, 최선을 다해 그 당시 가진 모든 걸 다 끌어서 연기했던 작품이 ‘원경’이었습니다.”

사진 = 고스트 스튜디오
사진 = 고스트 스튜디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이현욱 분)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차주영 분)를 중심으로,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에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tvN(TV)과 티빙(OTT)이 공동 기획한 드라마로, 정치적 동반자로 알려져 있는 이들 부부의 서사를 원경의 관점에서 새롭게 창조하고 해석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작품.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태종과 역사적으로 잘 다뤄지지 않은 원경왕후의 삶을 새롭게 다룬 만큼, 사극 작품에서 예민하게 다뤄지는 ‘역사 왜곡’ 논란 또한 ‘원경’을 크게 비껴가지는 못했다.

“역사적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다른 역할을 연기하는 것보다 더 어려웠어요. 무엇보다 원경왕후의 경우 태종과 세종대왕에 비해 역사적 기록이라는 것이 많지 않았죠. 역사적으로 빈 부분은 저희가 창조해야 했고, 제가 느끼는 만큼 제 연기로 채워 넣어야 하는 부분도 있었죠. 조심스럽지만 원경왕후를 연기하는 입장에서 역사라는 것이 때로는 불친절하게도 느껴지기도 했어요. 최대한 정서의 줄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제 감정을 기저에 두고 접근하려 했던 것 같아요. 역사적 사실을 참고하되, 그에 잠식되지 않고 담대하게 시도하는 부분도 필요했죠. 역사 공부를 정말 많이 했어요. 역사적 문헌은 알고 접근해야 했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자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던 것 같아요. 원경왕후를 연기하셨던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기도 했어요. 다만 그를 분석하거나 깊게 빠지지 않고 참고만 하고자 했어요.”

초반 ‘역사 왜곡’과 관련된 우려 속에서도 차주영은 “분명한 것은 우리 드라마는 후반부에 좀 봐주신다면, 수많은 우려 속에서 봐주시기만 한다면, 우리가 시도하고자 했던 것을 알아봐 주실 수도 있겠다는 확신은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방송 전부터 불거졌던 우려 속에서도 ‘원경’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에 대해 차주영은 “제 세대 때 봐 왔던 정통 사극에 가까운 사극이 근래에 없었다. 어릴 때부터 정통 사극을 지향하는, 정통 사극에 가까운 사극을 하고 싶었던 니즈가 있었던 시기에 사극 대본이 들어왔다. 제가 생각했던, 하고 싶었던 작품에 가까웠던 것이 ‘원경’이었다”고 말을 이어갔다.

“‘원경’이라면 사극을 향한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큰 각오가 필요했지만, 한 인물의 일대기를 다룰 수 있는 작품을 말할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싶어서 과감하게 도전했죠. 용기를 내 시작했지만 사실 ‘원경’이 방영되는 동안은 칩거했었어요. 사람들의 반응이 두려웠던 것 같아요. 개인적 아쉬움이 남았던 부분도 있었고요. 다만 용기 내서 인터뷰도 하고 일련의 활동을 하려는 것은 저의 개인적인 것들을 떠나서 같이 작품을 만들어 주셨던 노고에 감사를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거 같아요.”

방영 전 역사 논란 우려가 있었던 ‘원경’이었지만, 정작 방영이 되자 작품이 가장 크게 직면한 논란은 역사가 아닌 과도한 노출로 인한 선정성 논란이었다. 이 같은 ‘선정성 논란’에 대해 차주영은 “실존인물이어어서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였다.

“저는 과감한 데에는 용기 있는 편이에요. 인물을 해석해서 보여드리는 것에는 거리낌이 없었는데, 다만 저희가 너무 잘 알려진 분들에 대해 보여드리다보니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죠. 많은 상의와 합의가 거쳐야 했었지만, 저희끼리 개선이 덜 됐던 부분도 있었죠. ‘원경’은 조선 왕실 간의 부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많은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어떤 부분에서 좋은 시도였을 수도 있고 ‘굳이 이런 거까지’와 같은 부분도 있었을 거로 생각해요. 큰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 속에서 최선 차선으로 끝까지 노력한 부분이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차주영은 ‘원경’에서 이현욱과 부부 호흡을 맞추며 극을 이끌어 갔다. “현욱오빠와 호흡은 좋았다”고 말한 차주영은 “현장에서 의지할 사람이 둘이었기도 했고, 사계절 이상을 거의 매일 현장에서 보고 나누다보니 더욱 친밀해진 것 같다”고 고백했다.

“‘원경’과 ‘더 글로리’는 분위기가 달랐어요. ‘더 글로리’도 배우들끼리 사이가 좋았지만, 당시 각자 완자 완벽하게 준비한 걸 가지고 와서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눴다면, ‘원경’은 현장에서 이뤄진 부분도 많았거든요. 촬영장에 오기 전 대본을 외워갔는데, 상의를 통해 현장에서 바뀌는 것도 있었어요. 모두가 힘을 모아 만들어 낸 신들이 많고 한 회차까지 추가되는 부분이 나오기도 했죠. 그래서 찍은 촬영물이 어떻게 영상화가 돼서 나오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후반 작업에 의해 많이 달라지기도 하니, 오빠와 많이 불안해 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원경’이 종영할 때까지 현욱 오빠와 의지하면서 나갔어요. (웃음)”

차주영의 사극 연기는 기대 그 이상이었다. 어색할 수 있는 사극 말투 또한 그 시대를 살아온 인물인 만큼 자연스럽게 소화해 나갔고, 일각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차주영 중전설’이 돌기도. 이에 대해 차주영은 “희한하게 제가 대본을 봤을 때 이게 이렇게 하면 될까,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을 할 필요 없이 대본을 읽는 것이 편했다. 내 말투로 하면서 조금 더 다듬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라며 털어놓았다.

차주영이 ‘원경’에서 바라는 지점은 딱 하나 “애썼네”라는 인정과 위로를 받는 것이었다. “얘네 고생했겠네, 그거 하나만 들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한 차주영은 “그 말만 들으면 그걸로 됐다, 더 욕심 부리지 않겠다고 했는데, 감사하게도 그 이야기는 이미 차고 넘치게 들은 거 같았다. 다행이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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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경’을 통해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인간 차주영으로서도 그렇고 배우로서도 현장을 대하는 많은 온도와 여러 가지 태도들도 있었고, 연기뿐 아니라, 그 무대가 주는 책임감이 엄청나다는 걸 느끼고 많은 걸 배웠던 것 같아요.”

차주영은 동 시간대는 아니지만 ‘더 글로리’에서 연기호흡을 맞췄던 임지연이 연기한 ‘옥씨부인전’과 방영 기간이 겹치기도 했다. 사극에 타이틀롤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서로 작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연락을 정말 많이 줬다”며 끈끈한 친분을 자랑했다.

“너무 든든하고, 저희는 정말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어요. 같이 서로 모니터링 해줬죠. 저희는 서로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너무 잘 알잖아요. 서로서로를 기특해하고 대견해 하고, 힘을 많이 얻었죠. 임지연과 저 각자의 고민 지점은 달랐겠지만 사극이라는 장르가 주는 무게가 있는 만큼 ‘우리가 할 수 있을까’와 같은 이야기를 많이 나눴죠. 두 작품의 결이 다르기는 하나, 둘 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기도했어요. 서로 불안하고 고민이 많고, 부담감이 큰지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요. ‘나는 지금 불안하더라도 너는 잘 할 거야’라는 말을 서로 많이 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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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경’이 방영되기 전 차주영은 ‘더 글로리’의 주연이었던 송혜교, 그리고 임지연과 한자리에 모여 고민 토로를 한 바 있었다고. 송혜교가 두 사람의 활약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칭찬한 것에 대해 차주영은 “내 꺼에는 그렇게 되나 보더라. 격려해 주는 사람들이 지켜보고 계신 것에 대해 부응해야 할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송혜교가 너무 대단하다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저는 한참 후배고, 많이 따라가고 있는 입장이지만, 지난 시간동안 지치지 않고 내외면 관리를 잘해서 아직도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대단한지를 너무 잘 알고 있거든요. 무한한 응원과 애정밖에 없어요. 사실 지연이를 포함해 혜교언니까지, 너무 선배님이시잖아요. 그들이 자신이 연기하는 것에 있어 크나큰 책임을 느끼고 열심히 하는지 저는 잘 알아요. 절대 허투루 하지 않는 사람들이에요.”

차주영은 ‘원경’ 이후 보여주고 싶은 모습에 대해 “다른 걸 또 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다르지만 같은 거 같기도 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시도해 보고 싶은, ‘선택과 집중’을 잘해 볼 생각입니다. 지금은 채워 넣고자 하는 시간인 거 같아요. 온전히 나 혼자 있는 시간동안 열심히 채워보려고 노력 중에 있어요. 이런 시간도 잘 보냈으면 합니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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