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1년, 자숙 1년, 대체복무 3년, 재판 1년, 현역 2년…”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48)가 2010년 발표한 5집 ‘싸군’에서 직접 읊조린 가사다. 당시 싸이는 자신의 과오와 굴곡을 숨기지 않고 고백했다. 다시 달려보겠다는 다짐을 음악에 담았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 그 가사는 과거의 반성문이 아니라 현재까지 이어지는 ‘논란의 연대기’처럼 들린다.
싸이는 최근 향정신성의약품을 매니저를 통해 대리 수령했다는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소속사는 “대리 처방은 없었다”면서도 “대리 수령은 명백한 과오이자 불찰”이라고 시인했다. 결국 사과로 귀결되는 모양새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중은 단순한 실수를 탓하지 않는다. 문제는 ‘반복’이다. 싸이는 이미 대마초 사건, 병역 논란 등으로 공백기를 거친 바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법적, 도덕적 경계선에서 논란을 만드는 모습은 성찰의 무게가 부족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싸이는 2012년 발매한 ‘강남스타일’로 세계적 스타가 됐다. 하지만 스스로 “제대로 활동한 기간은 3~4년에 불과하다”고 말해왔다. 대중 앞에 설 기회보다 자숙의 시간이 길었다는 자기고백이다. 문제는 그 자숙의 시간이 진정한 반성으로 이어졌는지다.
‘싸군’의 가사 속 “어쩜 이리 잘 되나 싶더니 한줌의 잿더미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해서 어쩌니”라는 구절은 이번 사건과 겹쳐 들린다. 과거의 고백이 현재의 현실로 다시 소환되는 아이러니.
싸이가 자조적으로 표현한 “물의”는 이제 그의 이미지에 깊게 각인된 꼬리표가 되어가고 있다.
예술가는 자신의 삶을 작품에 담아낼 수 있다. 그러나 그 작품이 현실의 잘못을 덮는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싸이는 이미 자신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음악으로 기록해놓았다. 문제는 그 기록이 반복 재생되는 데 있다.
이제 싸이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한 사과문이나 과거의 자조적 가사가 아니다. 진정성 있는 성찰과 책임 있는 행동만이 남았다. ‘논란의 아이콘’이라는 오명을 벗는 길은 더 이상 음악 속 가사가 아니라 현실 속 태도에서 출발해야 한다.
박찬형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