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의성이 이번에도 직접적인 이름 대신 문장을 남겼다. ‘쿠팡’이라는 단어는 없었지만, 그가 말한 ‘새벽배송 없어도 산다’는 표현은 충분히 많은 것을 담고 있었다. 비난도, 선동도 아닌 거리두기. 김의성 특유의 방식이었다.
김의성은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근황을 전하며 최근 소비 패턴의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요즘은 네이버쇼핑을 쓴다. 몇 가지 불편한 점은 있지만 쓸 만하다”며 “새벽배송 없어도 살 만하다”고 적었다. 이어 “탈퇴한 모 업체는 정신 좀 차리는 게 보이면 다시 가입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글 어디에도 특정 기업명은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새벽배송’, ‘탈퇴’, ‘정신 차리면 다시 가입’이라는 표현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 논란과 국회 청문회 불출석으로 비판을 받았던 쿠팡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다. 직접 겨냥하지 않았지만, 맥락은 분명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그의 선택이 ‘불매 선언’이나 감정적 비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의성은 특정 기업을 규탄하기보다, “없어도 살 수 있다”는 문장으로 소비자 개인의 선택지를 강조했다. 강한 주장 대신 생활의 언어를 택한 셈이다.
이는 김의성이 그동안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왔던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언제나 전면에 서기보다는,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며 질문을 던지는 쪽을 택해왔다. 이번 역시 ‘탈팡 인증’이라는 집단적 움직임에 합류하기보다는, 거리두기라는 개인적 태도를 보여주는 데 그쳤다.
실제로 김의성의 글에는 분노나 단정이 담겨 있지 않다. “정신 차리면 다시 가입하려 한다”는 문장은 비판이자 동시에 여지를 남긴 표현이다. 완전한 단절이 아닌 조건부 선택, 그리고 판단의 주체가 소비자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의성의 이번 발언은 그래서 더 많은 해석을 낳는다. 그는 쿠팡을 말하지 않았지만, 소비와 책임, 그리고 기업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메시지는 분명히 남겼다. 소리를 높이지 않고도 입장이 전달되는 방식, 그것이 김의성이 택한 언어였다.
한편 김의성은 현재 SBS 드라마 ‘모범택시3’에 출연 중이며, 그동안 사회적 이슈에 대해 꾸준히 자신의 의견을 밝혀왔다. 이번 발언 역시 정치적 구호보다는 일상의 선택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그의 방식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사례로 남았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