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정은을 중심으로 공효진, 박소담, 이연 세 딸들이 뭉쳤다. ‘특별 게스트’와 함께 특별한 여행을 떠나는 ‘네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경주기행’이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독특한 소재의 여상서사를 담아낸 ‘경주기행’은 과연 ‘7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경주기행’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미조 감독을 비롯해 이정은, 공효진, 박소담, 이연 등이 참석했다.
‘경주기행’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를 위해, 8년의 기다림 끝에 ‘죽이는’ 여행을 떠난 네 모녀의 가족 복수극이다. 데뷔작 ‘갈매기’로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탄탄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미조 감독의 첫 상업영화다.
실제로 ‘딸 넷의 막내딸’이라고 밝힌 김미조 감독은 “경주로 가족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경주에 두 얼굴이 있더라. 경주가 흔히 수학여행이나 관광지로 생각되는데, 낮이나 밤의 분위기가 다르다. 비가 올 때 음산하고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그 이중적인 모습이 가족과 살인이라는 아이러니를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경주기행’이라는 제목 또한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경주’라는 의미는 지명과 인명 모두를 담고 있고, ‘기행’ 또한 여행이라는 뜻과 기이한 행동을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언급했다.
영화는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는 ‘옥실’(이정은 분)의 네 가족 이야기를 다룬다. 엄마 ‘옥실’과 세 딸 ‘장주’(공효진 분) ‘영주’(박소담 분) ‘동주’(이연 분)는 막내 ‘경주’의 생일을 맞아 경주로 향한다. 수학여행을 떠난 막내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지 8년이 흐른 가운데, 네 가족은 가해자의 출소 소식과 함께 떠난 경주행을 떠난다.
제일 먼저 ‘경주기행’의 출연을 확정한 이정은은 “시나리오도 너무 마음에 들었지만, 김미조 감독과 작품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세 명의 딸을 기다리는 데 1년이 걸렸다. 귀하게 개봉하게 됐다. 뜨거운 마음으로 뵙고 있는 거 같다”며 “원래부터 같이 하고 싶었던 첫 캐스팅 순서대로 그대로 돼서 너무 기뻐했었던 기억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한 번 고사했다가 결국 ‘경주기행’에 이름을 올리게 된 공효진은 “캐스팅 초반에 제가 하고 있는 다른 작품과 시기적으로 물려서, ‘대본은 재밌는데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동생들이 캐스팅되고 한 번 더 제안이 왔었다. 6~8개월이 지난 시간이었는데, 그 시간 동안 처음 거절하고 종종 생각이 났고, 누가 캐스팅되고 누가 하고 있을까 궁금했었다. 그러다 다시 제안이 와서, 극적으로 제가 하게 됐다”며 “무엇보다 이정은 엄마를 한 번 더 뵙고 싶었다. 우리 영화의 엄마 역할이 정말 중요하고 많은 것들을 보여준다. 저희는 들러리로 나온다. 잘 서포트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박소담 또한 “대본이 재미있었다. 저도 삼남매인데, 첫째로서 둘째를 대할 때와 셋째를 대할 때 다른 자아가 나오더라. 그러한 관계성이 ‘경주기행’에 잘 녹아있어서 ‘어쩜 이렇게 잘 썼지?’했는데 감독님께서 실제로 네 자매다보니 디테일하게 잘 담아주셨구나했다”며 “무엇보다 제가 영주 대사가 처음부터 내 입에 착 붙었다. 무엇보다 정은 선배님께서 엄마라고 해서 더 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 이번에 ‘언니’에서 ‘엄마’가 됐다”고 고백했다.
행동파 막내딸이 된 이연은 “김미조 감독님의 경우 시나리오를 보기 전부터 이미 호감도가 높았었고, 작품 또한 비극과 희극이 아주 적절히 재밌게 섞여 있어서 선택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무엇보다 이미 선배님들이 캐스팅돼 있었기에, 제안이 왔을 때 고민할 필요가 없었고 큰 성장을 줄 거라고 확신했다”며 “무엇보다 동주 역은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주 한 번 놀아보고자 싶어 선택했다”고 밝혔다.
김미조 감독은 네 명의 배우가 캐스팅 된 것에 대해 “네 분 모두 대한민국에서 주름을 잡다 못해 접혀서, 연기로 찢어버리신 분들이지 않느냐. 함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가 함께하고 싶은 배우들을 메모장에 적어놓는데, 제일 상단에 있었던 분”이라고 무척이나 흡족해했다.
극중 단체 티셔츠를 맞춰 입고 경주의 명소 곳곳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네 모녀의 모습은 화목한 가족여행 그 자체로 보이지만, 사실 이는 치밀하게 기획된 알리바이일 뿐, 이들의 가족여행을 타고 가는 봉고차 트렁크에는 이들이 그토록 기다려온 한 남자가 실려 있다.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믿었던 계획은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닥뜨리고, 같은 마음이라고 굳게 믿었던 네 모녀의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이 충돌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여정은 점점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김미조 감독은 ‘경주기행’에 대해 “남겨진 사람들이 ‘상실’이라는 고통을 어떻게 이겨내고 분열되는지가 궁금했고, 끝까지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경주기행’은 궁극적으로 지독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닿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정은은 “극중 옥실은 ‘기억이 멈춘 사람’이다. 그 시간 안에 갇혀 있는 사람을 표현하다 보니 헤어메이크업이 다소 부스스하게 됐다”며 “복수의 끝을 가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8년이라는 시간동안 사랑을 유지하는 부분이 연기하는데 있어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털어놓았다. 엄마를 중심으로 공효진은 ‘엄마 바라기’이자 무조건적인 지지자라고 표현했으며, 가족 내 최고 브레인이 된 박소담은 ‘대문자J’라고, 이연은 ‘1초하고 행동을 10초’하는 인물로 표현했다.
무엇보다 딸들로부터 엄마와 언니를 결합시킨 ‘엄니’가 됐다고 고백한 이정은은 “공효진이 너무 귀엽게 불러줘서 ‘엄니’로서 행복했다”고 밝혔다. 이에 공효진은 “제일 바쁘고 체력적으로 힘들텐데 이정은이 정말 딸들을 잘 챙겨주시고 조언해 줬다. 단톡방이 2년동안 매일같이 활성화 돼 있는데, 정말 아주 돈독하게 지내는 사이”라고 배우들 사이의 끈끈함을 자랑했다.
‘경주기행’은 깊은 상실과 분노를 바탕에 두고 있지만, 통쾌한 응징과 카타르시스에 방점을 찍는 기존의 복수극과는 결을 달리한다. 목적지를 향해 떠나는 와중에도 배는 고프고, 사람을 트렁크에 실은 채로 벌레 한 마리에 난리법석을 떤다. 철저한 듯 어딘가 어설픈 계획은 번번이 어긋나고, 누구 하나 사람을 해쳐본 적 없는 네 모녀는 끊임없이 삐걱거린다. 일촉즉발의 위기 속 현실감 넘치는 대화가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는 한편, 이토록 평범한 가족이기에 그들의 고군분투가 더욱 절실하고 애틋하게 다가온다.
‘여성서사’를 앞세운 것에 대해 김미조 감독은 “제가 딸만 넷 있는 집의 막내다. 막내의 시선에서 엄마와 언니들을 보면 너무 다양하고 흥미롭고, 충동적이고, 신기하다. 다른 가족 구성원보다 내가 잘 아는 구성원이 엄마와 네 모녀다. 저와 가장 저에게 맞닿아 있고, 잘 다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무엇보다 엄마가 딸의 수만큼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를 잘 풀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르 불문’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이정은이 오직 막내딸의 복수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엄마 ‘옥실’ 역을 맡아 극의 중심축을 이룬다. 딸을 잃은 엄마의 상실과 분노, 슬픔과 죄책감이 뒤섞인 복합적인 속내를 밀도 높게 그려내며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한다.
여기에 ‘동백꽃 필 무렵’에 이어 또 한 번 이정은과 모녀로 호흡을 맞추는 공효진이 가세한다. 독보적인 개성의 생활밀착형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아온 공효진은 언제나 가족이 1순위이자 엄마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첫째 ‘장주’로 분해, 수많은 K-장녀들의 공감을 자아낼 예정이다.
설득력 있는 연기와 빛나는 존재감을 보여준 박소담이 법대 출신의 엘리트 백수 둘째 ‘영주’ 역을 맡았다. 감정보다 이성을 우선시하는 인물로, 엄마의 복수 계획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철저하게 준비해주는 가족 내 유일한 브레인으로 활약하며 똑 부러진 면모를 선보인다.
다채로운 매력과 돋보이는 연기력으로 주목받은 이연이 셋째로 합류한다. 머리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다혈질 행동파이자 가족을 위해 일단 뛰어들고 보는 ‘동주’로 분해, 날것 같은 생생한 에너지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자매들의 입체적인 관계를 완성한다.
‘엄마’라는 역할이 중요한 만큼, 거듭 이정은을 잘 서포트하고 싶었다고 말한 공효진은 세 자매가 이정은을 위해 블랙으로 드레스코드를 맞췄다며 남다른 애정을 알렸다. 특히 막내로서 선배들로부터 많은 도움과 배움을 받았다고 말한 이연은 “촬영 내내 같은 숙소에서 머물 때 정은 선배가 딸들의 모든 방을 신경 써 주셨고, 효진 선배님은 경주에 있는 내내 산책도 하고 맛집도 많이 다녔다. 소담 선배님의 경우 서울에 일이 있어서 왔다 갔다 하셨는데, 카톡방이 정말 활성화돼 있다 보니 서울에서 뭘 했는지 다 알고 있을 정도였다. 필라테스 가는 것까지 공유했다”고 끈끈함을 자랑했다.
김미조 감독은 이 같은 배우들의 합에 대해 “이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사실 저보다 더 오래걸린 분도 많다. 저 정도면 큰 행운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꿈꿨던 이야기를 많은 사람에게 할 수 있다는 기회가 일생에 한 번 주어진다는 것이 저에게 큰 행운”이라고 고백했다.
캐스팅이 완성되기까지 걸린 시간에 대해 이정은은 “작품의 주요한 배역으로 제안을 받는다는 것이 저의 큰 운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잡기 위해 침착해야겠다 생각했다”며 “캐스팅이 완성되기까지 침착하게 기다렸던 것 같다. 제작사에서 안부를 물어보고, 컨디션을 물어봐 준 것이 저에게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주기행’이 꿈꾸는 관객수는 무려 ‘7천만’이다. 이연은 흥행 목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셋째 딸이니 300만을 목표로 하려고 한다”고 했다가, 김미조 감독의 의견을 받아 ‘천만 돌파’라고 정정했다. 이에 “저는 굉장히 겸손한 사람이라 이런 말씀을 드리기 조심스럽다”고 입을 연 김미조 감독은 “아버지가 명절마다 편지를 써주시는데 늘 ‘경주기행 7000만 대박’이라고 적어주신다. 제 이야기가 아니라 아버지의 소원이다. 아버지가 예상하신 성적”이라고 당찬 자신을 표했다.
한편 ‘경주기행’은 오는 8월 26일 개봉한다.
[서울 자양동=금빛나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