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해명이라고?”… 헤이지니, ‘월급 150만 원’ 추산에 더 싸늘해진 역풍

‘초통령’으로 불리며 아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온 대형 키즈 크리에이터 헤이지니가 연일 곤혹스러운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및 노동 착취 의혹이 불거지자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그 해명문이 제 무덤을 파는 모양새가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 상에서는 헤이지니 측이 내놓은 해명 자료를 바탕으로 과거 직원의 월급이 ‘150~180만 원대’에 불과했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추산이 나오면서 여론이 더욱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억울함을 풀고자 꺼내든 수치와 논리가 오히려 대중에게 ‘열정페이’의 물증으로 받아들여지는, 위기관리의 치명적인 패착을 둔 셈이다.

사진=헤이지니 SNS
사진=헤이지니 SNS

이번 사태를 단순히 한 유명 크리에이터의 ‘악덕 갑질’ 프레임으로만 몰아가는 것은 현상의 절반만 보는 것이다. 이 논란의 기저에는, 산업의 성장 속도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크리에이터 생태계의 기형적인 구조와 미숙한 노동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유튜브 산업 초기, 대부분의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는 소수의 인원이 ‘열정’과 ‘비전’을 공유하며 밤낮없이 콘텐츠를 찍어내는 가내수공업 형태로 출발했다. 문제는 채널이 급성장하여 수백만 구독자를 거느리고 연 매출 수십억 원을 올리는 중견 기업 규모로 팽창했음에도, 내부의 인사 및 노무 관리 시스템은 여전히 동아리 수준의 ‘주먹구구식’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영상 기획, 촬영, 편집 등 콘텐츠 성공의 절반을 견인하는 스태프들의 노동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는 체계가 부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일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구시대적인 열정페이가 관행처럼 굳어지게 된다.

이번 헤이지니 사태에서 150만 원 남짓한 월급 추산액이 대중의 역린을 건드린 이유도, 화려한 조명 아래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크리에이터와 그림자 속에서 최저임금 수준을 맴도는 스태프 간의 극심한 괴리감이 적나라하게 까발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헤이지니 채널의 주 소비층이 아이들의 정서와 교육에 민감한 ‘부모’들이라는 점은 사태의 무게를 더한다. 화면 속에서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 환상을 노래하지만, 정작 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카메라 뒤의 청년 노동자들은 팍팍한 현실과 처우에 시달렸다는 모순은 브랜드의 진정성 자체를 뿌리째 흔드는 결과를 낳았다.

헤이지니 측이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초기 스타트업과 유사한 환경에서 모든 노무 규정을 대기업 수준으로 완벽하게 지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을지 모른다. 그러나 해명 과정에서 대중의 보편적인 노동 감수성을 짚어내지 못한 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거나 “억울하다”는 식의 논리에만 치중한 것은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이번 논란은 1인 미디어 산업이 어엿한 ‘기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반드시 치러야 할 뼈아픈 성장통이다. 헤이지니 스튜디오를 비롯한 대형 크리에이터 기업들은 이제 화려한 조회수와 수익 창출 이전에, 함께 땀 흘리는 노동자를 향한 정당한 대우와 합리적인 시스템 구축이라는 ‘기본기’를 증명해야 할 시험대에 올랐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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