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명, 60년 절친 故 최불암과 누가 먼저 죽나 농담했는데…“미안해”

배우 오지명이 60년 넘게 우정을 이어온 고(故) 최불암을 먼저 떠나보내며, 생전 누가 먼저 죽을지를 두고 농담하던 기억을 꺼내고 거듭 미안함을 전했다.

오지명은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불암의 빈소를 찾아 오랜 친구와의 인연을 돌아봤다.

그는 “고인 최불암 선생하고는 나하고 제일 친한 친구였는데 내가 먼저 죽을 줄 알았는데 이 친구가 먼저”라며 말을 잇지 못할 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오지명이 60년 넘게 우정을 이어온 고(故) 최불암을 먼저 떠나보내며, 생전 누가 먼저 죽을지를 두고 농담하던 기억을 꺼내고 거듭 미안함을 전했다. 사진=장례식 관계자
오지명이 60년 넘게 우정을 이어온 고(故) 최불암을 먼저 떠나보내며, 생전 누가 먼저 죽을지를 두고 농담하던 기억을 꺼내고 거듭 미안함을 전했다. 사진=장례식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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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아주 내가 괜히 미안하다. 내가 먼저 죽어야 되는데.”

두 사람의 인연은 60년도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립극단 공식 공연 기록에 따르면 오지명과 최불암은 1965년 9월 연극 ‘수선화’에서 함께 무대에 올랐다. 오지명은 창식, 최불암은 김성환 역을 맡았다.

이듬해인 1966년 1월에는 연극 ‘이순신’에서 다시 만났다. 당시 오지명은 이순신 장군을, 최불암은 이영남 장군을 연기했다. 두 사람의 이름과 배역은 지금도 국립극단 공연 기록에 나란히 남아 있다.

연극 무대에서 호흡을 맞춘 두 친구는 방송계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과정도 함께했다.

오지명은 이날 빈소에서 “나하고는 연극을 같이 하면서 최초로 둘이 탤런트 시험 쳐서 간 게 아니고”라며 당시 임학송 PD가 자신과 최불암을 함께 발탁했던 일을 회상했다.

오랜 인연은 2004년 영화 ‘까불지마’로도 이어졌다.

이 작품에서 오지명은 감독과 주연을 맡았고, 최불암은 그가 연출하는 영화에 출연했다. 오지명이 ‘개떡’, 최불암이 ‘벽돌’, 노주현이 ‘삼복’을 연기하며 세 배우가 함께 코믹한 호흡을 맞췄다.

당시 오지명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최불암을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불암이는 동갑이고 어려서부터 잘 알아“라고 답했다.

젊은 날에는 같은 연극 무대에 섰고, 40년 가까이 흐른 뒤에는 한 사람이 감독이 돼 오랜 친구를 자신의 영화에 출연시킨 것이다.

그렇게 세월을 함께한 두 사람은 죽음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농담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오지명은 빈소에서 그때의 대화를 다시 떠올렸다.

“맨날 이 친구하고 ‘네가 먼저 죽냐 내가 먼저 죽냐’ 맨날 이러고 그랬는데 자기가 먼저 가네.”

한때는 마주 앉아 주고받던 말이었지만, 이제 그 말을 나눌 친구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

최불암은 지난 29일 오후 10시 30분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별세했다. 향년 87세다. 고인의 발인은 11월 2일 오전 7시 40분으로 예정돼 있다.

1965년 함께 선 연극 무대에서 2004년 함께 만든 영화까지, 60년 넘는 인연을 뒤로하고 친구의 빈소에 선 오지명은 마지막까지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미안해. 미안해 내가 조금 더 늦게 살아서.”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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