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영케이스러운’ 노래로 돌아왔다.
영케이를 수식하는 단어는 많다. 데이식스의 밴드 사운드의 중심을 잡는 ‘베이시스트’이자, 매력적인 음색으로 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보컬리스트’ 그리고 그룹의 대표곡 및 앨범 작사, 작곡에 직접 참여한 ‘싱어송라이터’까지.
다양한 수식어를 자랑하며 마이데이(팬덤명)의 사랑을 받아온 영케이가 이번에는 ‘솔로 아티스트 영케이’라는 수식어를 들고 컴백을 알렸다. 이는 2023년 9월 첫 정규 앨범 ‘레터스 위드 노트’(Letters with notes) 이후 약 2년 10개월만이다.
“강영현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앨범 ‘영기스트’(YOUNGEST)는 오랜 시간 스스로에게 던져온 수많은 물음에 대한 현재까지의 답이자, 영케이를 이루고 있는 모든 순간과 면면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앨범이다. 그의 이름 ‘YOUNG’에 최상급을 뜻하는 영어 접미사 ‘-est’를 더한 정규 2집 ‘YOUNGEST’에는 가장 ‘강영현다운’(영케이 본명) 메시지를 담아냈다. 타이틀곡 ‘Shut The Door’부터 마지막 트랙 ‘작업실에서 커피를’까지, 상처와 외로움,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 그리고 스스로를 인정해가는 과정을 15개 트랙에 녹여냈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만큼 영케이는 앨범 전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했으며, 이우민, 홍지상, DNCE 진주(JINJOO), 선우정아 등 뮤지션들이 힘을 보탰다. 리스너들은 이번 앨범을 통해 ‘아티스트 영케이’와 ‘인간 강영현’ 사이의 다채로운 결을 따라가며, 그의 가장 솔직한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정규2집 ‘YOUNGEST’는 어떤 앨범인가
곡 작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앨범명 ‘YOUNGEST’(영기스트)만 들고 회사에 찾아갔다. 가장 ‘영케이스러운’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당시에는 몇 곡이 들어갈지, 어떤 곡들이 담길지도 전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지난 10년 동안 데이식스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미련이나 후회 없이 모든 것을 쏟아냈다는 후련함이 있었다. 이후 생각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강영현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고, 그 과정 속에서 ‘YOUNGEST’가 탄생했다. 예전에는 제게 주어진 일을 충실히 행할 뿐,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작업을 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고, 그 과정을 통해 제 안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강영현이라는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도 알게 됐다. 이번 앨범은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스스로를 돌아본 시간이었다.
‘YOUNGEST’에는 가장 현재의 나를 담고 싶었다. ‘지금 이 순간’이 우리 모두에게 가장 어린 날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의미를 숨긴 표현이라기보다 가장 직관적인 이야기다. 아직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확고하게 정의를 내린 것은 아니지만,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내릴 수 있었던 가장 솔직한 답을 앨범에 담았다.
타이틀곡 ‘셧 더 도어’(Shut The Door)애 대해 소개해 달라.
‘셧 더 도어‘(Shut The Door)는 역설적인 곡이다. 방문을 닫고 밀폐된 공간으로 들어가지만, 그 안에서 오히려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는 감정을 곡에 담았다. 청량한 신스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지만, 내용은 마음을 닫고 음악을 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스스로에게 ’괜찮아질 것‘이라고 되니며 다독이는 순간들을 섬세하기 그려낸 노래이기도 하다.
뮤직비디오의 경우 기획 단계부터 방문을 닫고 들어간 공간 안에 자연이 펼쳐지고, 흰 침대가 놓여 있는 장면을 떠올렸다. 현실에서는 문을 닫지만, 그 안에서는 오히려 가장 자유로운 공간이 되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어떤 것에 모티브를 얻어, 음악 작업을 했는지 궁금하다
앨범 전체가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이 곡은 특히 일기를 쓰듯 작업했다. 30~40분 만에 완성된 곡이다. ’타이틀곡을 만들어야 해‘라고 생각하고 작업한 것이 아니었기에, 당시에는 ’셧 더 도어‘가 타이틀곡이 될 줄 몰랐다. 밖에서 상처받고 치이는 순간들이 있었고, 집에 돌아와 방문을 닫고 헤드셋을 쓰고 디스코드에 접속해 게임을 할 때 비로소 자유를 느꼈다. 그런 감정이 자연스럽게 곡의 모티브가 됐다.
‘셧 더 도어’가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인가.
타이틀곡은 회사의 컨펌 시스템을 통해 결정됐다. 저는 노래를 만들 때 15곡 모두 타이틀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만든다. 모두 자식 같은 곡들이라 어떤 한 곡만 편애하는 것이 어렵다. 애정을 담아 만든 작품인 만큼, 타이틀로 활동할 곡은 시스템을 통해 결정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실제 결과도 만족스럽다. 박진영 PD 또한 ‘셧 더 도어’에 한 표를 던진 것으로 알고 있다. (웃음)
이번 ‘영기스트’의 트랙 순서를 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들었다.
가장 먼저 정한 원칙은 ‘2번 트랙은 무조건 타이틀곡’ 마지막 트랙은 ‘작업실에서 커피를’이었다. 공식처럼 이 두 가지를 박은 상태에서 나머지 구성을 완성했다. ‘작업실에서 커피를’를 마지막에 배치한 이유는 하루의 끝이 늘 작업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마무리하는 것의 일상이기 때문이었다. 앨범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더라도 결국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 제목은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마주했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1번 트랙은 ‘마리오네트’로 정했다. 실을 끊고 비틀거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자유와 해방의 이미지를 담고 있어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곡으로 선택했다. 시작에서 자유와 해방감이 드러나면 좋을 거 같았고, 이러한 지점이 실을 끊고 비틀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마리오네트‘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이어지는 3번 트랙 ‘F World’는 타이틀곡과 감정선이 연결된다. ‘나보고 뭘 더 어떻게 하라고’라는 억울함을 표출하며 하늘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드는 감정을 담은 곡으로, 상처 입은 내면을 더욱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스스로 내면에 상처가 많았나보다.
살다 보면 모두가 마음을 다치지 않느냐.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웃고 싶을 때 웃음을 참아야 하는 순간이 있다면, 웃고 싶지 않아도 웃어야 할 때도 있다. 모두가 은근히 힘들어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힘든 부분 중 하나이지 않나 싶다.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할 때 모두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살 수 없다 보니 이러한 마음을 노래에 담는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의 강영현은 어떤 사람인가.
생각보다 외로움도 많고, 연약한 사람이었다. 상처를 받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외면하고 있었고, 능력적으로 부족한 부분도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습생 기간이었던 6년까지 포함한 16년 동안 ’강영현‘이 아닌 ’영케이‘로 살아왔다. 돌아보니 저는 아직도 많이 어리고 서툰 사람이었다. 그런 모습을 인정하는 과정은 민망하기도 했고, 부끄럽기도 했으며, 때로는 고통스럽기도 했다. 부족한 모습 또한 강영현이었다는 걸 알게 됐고, 쉽지는 않았지만, 부끄러웠던 모습 또한 지금의 영케이를 이끌고 온 노력과 성장의 과정이었음을 인정하기로 했다.
리스너들이 이 앨범을 어케 받아드렸으면 하는지 궁금하다.
저는 15곡 모두 타이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만든 만큼, 각 트랙마다 공감하는 지점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공감의 포인트를 하나씩은 발견하면서 들으셨으면 좋겠다. 특히 ‘Shut The Door’를 들을 때는 이어폰을 꽂는 순간만큼은 세상과 잠시 단절되고 자유와 해방감을 느꼈으면 한다. 시작은 개인적인 이야기였지만, 완성하는 과정에서는 듣는 사람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채워 넣을 수 있도록 ’빈칸‘을 남겨두려고 했다.
앨범을 들은 데이식스 멤버들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앨범 전곡을 모두 들어본 멤버는 원필이다. 10주년 콘서트 무대에서 “영케이 앨범은 명반”이라고 이야기해 줬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말해준 것이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기쁜 마음을 애써 숨기려 했지만 정말 기뻤다. 다른 멤버들 또한 앨범이 발매되면 진심으로 응원해 줄 거라고 믿는다.
2015년 데이식스로 데뷔하고,어느덧 데뷔 10주년을 지났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앞으로 20주년, 30주년, 50주년도 있겠지만 10주년이라는 의미는 특별하다. 후회 없이 창대하게 꾸미고 싶었다. 전부터 뭘 어떻게 하면 10주년이 우리 인생에 크게 자리 잡을까 고민하면서, 영화도 찍어보고 시사회도 열었다. 공연 또한 과연 데이식스가 고양종합운동장을 채울 수 있을까 했었는데, 예전에는 상상만 했던 무대에 우리가 올랐다. 우리가 서고 싶다고 해서 설 수 있는 곳이 아니었는데,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마이데이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앞으로도 데이식스는 계속 나아갈 예정이다. 지금 이 시간도 데이식스 곡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영케이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많이 남아 있다. 이를 해내기 위해서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다. 원하는 자유를 얻기 위해서도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마음이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여전히 저는 더 노력해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데이식스가 아닌 영케이는 ‘팝스타’에 가까운지, 아니면 ‘록스타’에 가까운지 궁금하다.
저는 그냥 ‘스타’라고 생각한다. 연습생 때 그리고 고등학생 때 저의 꿈은 스타였다. JYP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갔던 이유도 스타가 되고 싶어서였다. 데뷔 후 제 생각보다 그러지 못해서 약간의 어색함은 있었지만, 열심히 사다리를 타고 올라온 거 같은 느끼미다. 저는 아직도 목표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계속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과정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영케이’라는 아티스트를 프로듀싱하는 입장에서, 영케이라는 아티스트로부터 ‘후회 없이 좋은 작업물을 들고 나왔네’라는 평을 받고 싶다. 저 스스로 모든 앨범이 뿌듯한 작업물이었다고 여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든 앨범이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수치적인 목표도 있다. 1등을 하고 싶다. 솔로 가수로 음악방송 1위를 하고 싶고, 음원 차트 1위도 해보고 싶다. 모든 1위를 해보고 싶다. 목표를 크게 가져야 언젠가는 닿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어떤 음원 차트여도 좋다. 특히 만약 음원 차트에서도 1위를 하게 된다면 이에 대한 공약으로 광화문에서 ‘댄스 실력’을 펼치겠다. 춤을 출수 있냐고 물으신다면 ‘너무 가능’하다.
‘영케이’라는 아티스타가 그럼에도 계속 지키고 싶은 가치가 있다면.
이번 앨범도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지만, 그럼에도 저는 결국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점은 잊지 않으려 한다. 듣는 사람들이 불쾌하지 않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 새로운 시도와 변화는 계속하겠지만, 굳이 선을 넘거나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내가 지키고 싶은 기준이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