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FC 1995는 30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플레이오프에서 성남FC와 0-0으로 비기면서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달성한 부천 선수단의 퇴근길은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 호드리구 바사니(28, 등록명 바사니)의 표정도 밝았다.
취재진을 만난 그는 “모든 상황을 조금씩 준비했다. 성남이 수비가 좋기에 우리도 수비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했고 역습 상황에서 공간 침투나 이런 부분을 많이 준비했다”며 이날 경기를 위해 준비한 내용을 소개했다.
그의 말대로 이날 부천은 성남의 일방적인 공세에 맞서 역습을 전개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바사니는 최전방에서 팀을 이끌었다.
아쉽게도 골은 기록하지 못했던 그는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일주일 동안 준비는 잘했는데, 다음을 위해 조금 더 집중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90분의 승부를 돌아봤다.
전반 39분에는 좋은 찬스를 놓치기도 했다. “솔직히 (장)시영 선수가 그렇게 줄 줄은 몰랐다. 컨트롤을 잘못했다”며 멋쩍게 웃은 그는 “그것도 그냥 지나가는 상황 중 하나”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부천에서 보낸 두 번째 시즌, 그는 35경기 출전해 14골 6도움 기록하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14골은 K리그2 개인 득점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K리그2 베스트 일레븐 공격수 후보에 올라 있는 그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만, 그래도 일단 (상을) 받으면 너무 좋을 것”이라며 1일 열리는 K리그 시상식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못 받더라도 우리 팀이 여기까지 온 것이 너무 기쁘고, 여기에 내가 도움을 줬다는 점이 너무 괜찮다”며 상을 받지 못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에게 베스트 일레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승격이다. 부천은 K리그1 10위 수원FC와 홈 앤드 어웨이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승격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상대 수원FC를 “퀄리티 있는, 좋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라고 칭찬한 그는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우리 선수들도 좋기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원FC의 최근 경기를 봤다고 밝힌 그는 “축구는 11대 11의 경기다. 우리는 올라갈 준비가 됐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영민 부천 감독은 “지금은 어떤 것을 보완하고 개선하기보다는 조금 더 즐기고 싶다”며 승강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이 감독은 “이 무대에 올라온 선수들에게 조금 더 즐길 수 있고, 본인들이 그런 큰 무대에서 자기가 가진 실력도 보여주고 우리 팀 전체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게끔 즐기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지금 이 상태에서 우리가 뭘 보완한다, 개선한다기보다는 분위기 싸움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결국은 분위기 싸움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감독의 이런 말을 전해 들은 바사니는 “우리가 이 상황에서 한 시즌을 준비하며 여기까지 오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우리는 승강 플레이오프에 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축구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임한다면 결과에 따라 웃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부천과 수원FC의 승강 플레이오프는 12월 4일 오후 7시 부천종합운동장, 12월 7일 오후 4시 30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1, 2차전 점수를 합산해 승자를 정한다.
[부천=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