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가 강등이 확정됐다. 팬들의 입장은 확고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김병수 감독과 선수단에 박수와 격려를, 구단의 부진을 끊어내지 못했던 운영진에는 분노를 표했다.
대구는 30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8라운드(최종전)에서 FC안양과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하위 탈출을 위해서는 승점 3이 필요했지만, 1점 획득에 그치며 강등을 확정했다.
경기 전부터 긴장감이 돌았던 ‘대팍(대구IM뱅크파크)’. 마지막까지 다이렉트 강등을 피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경기장에는 팬들이 ‘1%의 가능성, 99%의 믿음’, ‘절대 잔류 절대 승리’, ‘해야 한다’, ‘할 수 있다. 대구’ 등의 걸개가 걸려있었다.
대구는 전반 이른 시간 2골을 허용하며 끌려갔지만, 후반전 세징야의 투입과 함께 추격에 성공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김강산의 역전골이 터졌으나 비디오판독(VAR) 끝에 핸드볼 반칙으로 취소되고 말았다.
종료 휩슬이 울린 뒤 대구는 강등의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시즌 초반부터 이어졌던 부진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소방수로 시즌 도중 부임한 김병수 감독은 눈물을 쏟았고, 선수들 또한 자리에 주저앉아 허탈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럼에도 팬들은 김병수 감독과 선수단에 격려의 목소리를 보냈다. “괜찮아”를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김병수 감독은 “이 도전이 두렵고 힘들었지만, 방구석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실패했으나 못난 사람들은 아니다. 선수들을 신뢰하고, 팬들의 사랑을 절대적으로 믿는다. 내년에 더 노력해서 반드시 일어나겠다”라고 말했다.
주장 세징야도 “이렇게 실패해서 너무나 죄송하다. 더 강한 모습으로 멋지게 내년에 올라서겠다. 꼭 반등하겠다”라며 “위 아 대구(We are DAEGU)!”라고 답했다.
이후 대구 팬들은 강등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혁신위는 맡은 소임을 다하라’는 현수막을 펼쳐 보이며, 팀의 강등에 대해 구단 운영진을 불러세웠다. 팬들은 분노와 함께 ‘조광래 사장 나와라’라는 구호를 보냈다.
팬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않고, 계속해서 구단 운영진이 모습을 보이길 기다렸다. 약 한 시간 정도 대치 끝에 조광래 대표이사를 비롯해 서정목 미래기획실장, 이동준 경영기획부장, 서동원 테크니컬 디렉터가 팬들 앞에 섰다. 선수들을 향했던 훈훈했던 팬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팬들은 구단 운영진을 바라보며 “책임져라”라고 물어 따졌고, 조광래 대표는 거듭 “죄송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대구=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