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슬픈 도움왕’ 강등 마주한 대구의 王…부상 투혼에도 쓰라린 결과, 세징야의 외침 “승격 위해서는 ‘실수는 그만’” [MK인터뷰]

최초입력 2025.12.01 07:59:00
최종수정 2025.12.04 09:53:30

대구FC의 강등. 대구의 왕 세징야는 슬픈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세징야는 30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FC안양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38라운드(최종전)에서 2-2로 비긴 뒤 최하위가 확정되자 눈물을 쏟아냈다. 대구의 실낱같은 희망을 살리기 위해 부상 투혼을 펼쳤지만, 강등을 면치 못했다.

경기가 종료되자 세징야는 붉은 눈시울을 보였다. 대구 팬들은 “괜찮아”라는 구호를 외치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김병수 감독과 선수단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냈다. 세징야는 “끝까지 함께 노력한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실패해서 너무나 죄송하다. 더 강한 모습으로 내년에 올라서겠다”라며 “위 아 대구(We are DAEGU)”라고 외쳤다.

대구는 2016시즌 이후 10년 만에 강등됐다. 당시 대구에 입단해 승격을 일궜던 세징야 또한 다시 K리그2 무대로 향하게 됐다. 그는 “오늘은 너무나 슬픈 날이다. 10년 동안 대구 유니폼을 입고, 9년 동안 1부에서만 뛰었다. 주마등처럼 시간이 지나간 것 같다. 뭐가 더 부족했고, 더 잘했어야 하는지 생각이 많이 났다”라고 말했다.

세징야는 온전치 않은 몸 상태에도 대구의 잔류 희망을 위해 안양전을 준비했다. 기존 허리 부상은 많이 호전됐지만 왼쪽 무릎이 말썽이었다. 광주FC, 제주SK전에도 연달아 결장했다. 훈련조차 참가할 수 없던 그는 안양전을 앞두고 물리치료, 주사 치료를 병행하며 출전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경기 후에도 고통을 호소한 세징야는 “(몸 상태가) 너무나 안 좋다. 오늘 경기에서는 영웅이 되기보다는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몸이 100%가 아니었지만 뛰기 위해 노력했다. 너무나 힘든 경기였다”라고 전했다.

세징야의 목표는 이제 ‘승격’이다. 그는 “아직 대구와 계약이 남아 있다. 그리고 대구에 돌아온다면 당연히 목표는 승격이다”라고 조심스레 거취에 대해 말한 뒤 “이제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운동장 안에서 위험 부담을 줄이고, 팀 철학부터 구성원 모두가 안정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계속해서 이기는 팀이 된다면 우리는 빠르게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징야는 대구에서만 K리그 통산 288경기 113골 78도움을 기록 중이다. 10년 동안 FA컵(현 코리아컵) 우승 1회를 비롯해 2021년 K리그 3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대구의 왕’이라는 표현이 걸맞지만, 반대로 그만큼 의존도 또한 강하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세징야는 대구가 ‘모두가 함께하는 팀’이 돼야 한다고 어필했다. 그는 “이번 시즌을 치르면서 축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다. 승격은 지금까지 받은 트로피와 바꿔도 아깝지 않을 만큼 소중하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세징야는 취재진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 그는 “올해 우리 대구 팬들이 유독 더 큰 응원을 보내줬다. 덕분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뛸 수 있었다. 항상 우리를 응원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힘든 상황에도 끝까지 응원을 보내준 우리 팬들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세징야는 이번 시즌 도움왕이 됐다. 25경기 출전해 12도움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2018시즌 이후 7년 만에 K리그1 도움왕이다. 울산HD 이동경과 나란히 12도움이지만 출전 경기가 11경기나 적어 2025시즌 도움왕의 주인공이 됐다.

[대구=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