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골프황제로 등극한 남자 프로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까지 제패했다.
셰플러는 21일(한국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의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디오픈(총상금 170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기록, 해리스 잉글리시(미국)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이로써 셰플러는 지난 5월 PGA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 시즌 메이저대회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PGA투어 기준으로는 시즌 4승째다. 지난 달 2일 메모리얼 토너먼트 제패 이후 약 한 달 만에 다시 PGA 투어 우승을 차지한 셰플러다.
또한 디오픈은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였는데, 셰플러는 2022년과 지난해 마스터스 정상에 오른데 이어 올해 PGA 챔피언십과 디오픈까지 도합 개인 통산 4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 커리어 그랜드슬램도 이제 단 US 오픈만 남았다. 이번 디오픈 우승으로 셰플러는 US오픈까지 우승할 경우 지금까지 단 6명만 달성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셰플러와 함께 나란히 시즌 4승째에 도전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의 경쟁에서도 한 발짝 앞서게 됐다. 아울러 셰플러는 이번 시즌 4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톱10에 들며 좋은 새로운 골프 황제다운 위엄을 이어갔다. 순은제 트로피 클라레 저그와 상금 310만 달러를 거머쥔 셰플러는 시즌 상금 1위(1920만 달러)를 굳히며 3시즌 연속 상금 2000만 달러 돌파도 예약했다.
최근 기세를 본다면 새로운 골프 황제의 탄생이란 칭호가 아깝지 않다. 지난해 PGA 투어 7승, 올 시즌 4승 등 최근 2년 동안 11승을 거뒀다. 또한 11번 가운데 메이저 대회에서만 3승을 거뒀다. 올해 15개 대회 가운데 13차례나 TOP10에 올랐고, 디오픈까지 11개 대회 연속 TOP10에 오르며 좋은 페이스를 이어갔다.
이런 셰플러를 원조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비교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실제 셰플러는 우즈 이후 세계랭킹 1위로서 디오픈 정상에 오른 두 번째 선수가 됐다. 또한 30세 이전에 디오픈-마스터스-PGA 챔피언십을 모두 우승한 역대 4번째 선수가 됐다. 종전까지 해당 기록은 우즈, 잭 니클라우스(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공)만이 갖고 있었다.
하지만 셰플러는 겸손했다. 경기 종료 후 외신과 인터뷰서 셰플러는 타이거 우즈와의 비교에 대해서 “말도 안되는 헛소리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는 메이저 대회에서만 15승을 했다. 나는 겨우 4승을 했을 뿐이다. 겨우 그의 4분의 1지점에 도달했을 뿐이다. 우즈는 골프 역사상 독보적인 존재”라고 강조했다.
대회 전 “우승의 기쁨은 고작 2분 뿐”이라며 우승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를 드러내 큰 화제를 모았던 셰플러는 자신의 발언의 진의를 정정하기도 했다. 셰플러는 “5분짜리 인터뷰서 세 단어만 뽑아내서 의미가 뭉뜽그려졌고 잘못 전달 됐다”면서 “평생 골프를 잘 치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걸 직업으로 삼고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또한 디오픈을 우승한다는 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한 감정”이라며 자신이 지금 느끼는 환희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셰플러는 “하지만 인생에서 진정한 만족을 주는 것은 이런 성공이 아니”라며 “삶에는 골프말고도 더 많은 것들이 있다”며 자신의 철학을 피력했다.
끝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대한 목표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셰플러는 “그런 목표를 두고 연습하거나 그걸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대회를 우승하고 싶다는 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우승, 명성과 트로피는 나의 정체성이 아니다. 내가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것을 앞으로 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난 그저 현재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밝혔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