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를 계기로 좋은 페이스를 이어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최근 마음 고생을 떨쳐낸 박건우(NC 다이노스)가 앞으로의 활약을 약속했다.
이호준 감독이 이끄는 NC는 12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홍원기 감독의 키움 히어로즈를 8-6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림과 동시에 3연전 위닝시리즈를 챙긴 NC는 28승 4무 31패를 기록했다.
5번 타자 겸 우익수로 나선 박건우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시종일관 맹타를 휘두르며 NC 공격을 이끌었다.
초반부터 박건우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서있던 1회초 2사 1, 3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우완 김연주의 2구 142km 패스트볼을 밀어 쳐 1타점 우전 적시 2루타를 생산했다.
기세가 오른 박건우는 NC가 1-4로 뒤지던 3회초에도 큰 존재감을 드러냈다. 1사 1, 3루에서 김연주의 4구 126km 슬라이더를 통타해 비거리 125m의 좌월 3점 아치를 그렸다. 박건우의 시즌 2호포가 나온 순간이었다. 이후 5회초와 7회초, 9회초에는 각각 삼진, 우익수 플라이, 1루수 플라이로 돌아서며 박건우의 이날 성적은 5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이 됐다.
2009년 2차 2라운드 전체 10번으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뒤 2022시즌부터 NC 유니폼을 입고 있는 박건우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다. 통산 1300경기에서 타율 0.326(4451타수 1453안타) 125홈런 700타점 9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81을 써냈다.
다만 최근에는 의도치 않게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한 지방 구단이 트레이드로 박건우를 노린다는 루머가 돈 것. NC로서는 당연히 박건우를 내줄 생각이 없었지만, 박건우는 팀을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고생을 해야 했다.
이에 사령탑은 박건우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호준 감독은 11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박건우가) 잠을 못 잤다 그러더라. 무슨 스트레스인지는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이다. 선수 생활을 해봤지만, 그 스트레스가 쉬운 일은 아니다. 자꾸 흔들린다. 생각을 안 하려 해도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일부러 관련 인터뷰도 했으며, 선수한테도 이야기 했다. 그런 점에서 잘 정리를 했으면 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굉장히 신경이 쓰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진짜 팀을 떠나고 싶은 선수면 안 그럴 것이다. 팀에 애착이 있으니 가기 싫은 마음에 그럴 것이다. 우리나라는 트레이드 거부권이 없지 않나. 선수 의견과 상관없이 통보를 받는 구조”라며 “타격 컨디션, 밸런스도 안 좋은 상태다. 눈으로 봐도 안 좋은 게 보이더라. 본인 스스로 특타도 한다. 연습 때도 생각을 많이 하면서 치는 것 같더라. 빨리 돌아와야 하는 선수다. 지금 우리가 박건우를 빼고 경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빨리 컨디션 조절을 잘해 정상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이날 맹타로 이 감독의 기대에 완벽 부응한 박건우다.
박건우는 12일 경기가 끝난 뒤 “최근 타석에서 원하는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 컸다. 오늘 경기에서는 좋은 타구를 만들어 냈다. 팀이 승리하는 경기에서 타점을 많이 올릴 수 있어 만족스럽다”면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훈련량을 늘리며 집중하고 있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좋은 페이스를 이어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