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돌아왔다. 지난해 어깨 부상을 당한 뒤 수술을 받았던 그는 약 11개월 만에 필드에 복귀했다. 그 사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떠나 탬파베이 레이스로 팀을 옮겼다.
새로운 팀의 동료들은 김하성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레이스를 대표해 올스타에 뽑힌 두 선수, 내야수 브랜든 라우와 우완 드루 라스무센에게 이를 물어봤다.
라우는 “모든 면에서 아주 좋은 볼 플레이어”라며 김하성을 치켜세웠다. “그는 어깨 부상에서 돌아왔다. 옳은 상태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며 큰 부상에서 회복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라스무센도 “지금 그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김하성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음을 인정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그의 재활 과정을 지켜봤다. 시즌중에도 홈경기를 할 때마다 재활하는 모습을 봤는데 이제는 타선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말 재밌다”며 그의 복귀를 반겼다.
이들이 가장 먼저 호평한 것은 김하성의 수비였다. 아직 적은 샘플이지만, 몇 차례 좋은 수비를 보여주며 존재감을 보였다.
라우는 “그리고 필드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 틈 사이로 빠지는 타구를 세 걸음 만에 잡아내서 던져 아웃시키는 것을 보면 정말 쉬워보이지만, 실상은 그렇게 쉬운 플레이들이 아니다”라며 김하성의 수비를 칭찬했다.
라스무센도 투수로서 내야수 김하성의 수비가 “확실히 스트레스를 덜 받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경기를 하다보면 타구가 나왔을 때 ‘저 선수가 있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선수들이 몇 명 있다. 좋은 수비를 해주는 선수가 있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김하성은 어려운 플레이도 정말 쉽게 해내고 있다. 넓은 수비 범위, 팔 힘 등 모든 요소들이 특별하다. 골드글러브 수상 경력이 이를 증명하기도 하지만, 그가 어려운 수비를 쉽게 해내는 것을 보면 정말 멋지다”며 라우의 의견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타석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적은 표본이지만, 정타 비율 13.3%, 강한 타구 비율 46.7%로 질좋은 타격을 하고 있다.
라우는 “디트로이트 원정에서는 타구를 외야로 날렸는데 상대 중견수에게 잡힐 거 같았는데 키를 넘겨버렸다. 파워는 진짜라고 생각한다. 그가 남은 시즌 보여줄 모습이 기대된다”며 김하성의 타격에 대해 말했다.
라스무센도 “펜웨이파크에서는 담장을 넘겼고, 디트로이트 원정에서도 안타를 기록했다. 출발이 좋다”며 말을 더했다.
‘언어 장벽’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라우는 “영어 실력이 꽤 좋다. 가끔 스페인어도 하는 것을 봤다. 팀에 잘 어울리고 있다”며 김하성이 좋은 팀 동료로서 어울리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진지한 주제의 대화에서는 통역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그는 (동료들과 어울리는데 있어)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팀에, 그것도 팀내 최고 연봉 선수로 합류했다.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하고 있다. 팀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을 것이다. 김하성은 복귀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방해만 안 하면 될 거 같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부담감이 묻어나는 모습.
두 동료는 그런 김하성에게 힘이 될 메시지를 전해줬다.
라우는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 한 명이 아닌 팀 전체가 하는 것이라는 것”이라며 선수 한 명이 부담을 짊어 질 필요는 없음을 강조했다. “내 생각에 이 점은 레이스라는 팀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클럽하우스 문화를 통해서도 이러한 것을 해내고 있다. 우리는 그가 샌디에이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많은 돈을 받고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동시에 야구는 어려운 운동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일단은 그가 새로운 팀에서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이었다.
라스무센은 “지금 그의 모습에서 어떤 것도 더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조언을 전했다.
대학 시절에만 토미 존 수술을 두 차례 받았고 지난 2023년에도 또 한 차례 팔꿈치 수술을 받은 그이기에 지금 김하성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그는 “부상에서 회복하느라 시즌을 많이 놓쳤다고 생각하면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지나간 시간은 지나간 시간이다. 우리는 남은 시즌 그의 활약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그는 좋은 출발 보여줬다.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보여준 모습에서 더 보여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하성은 보스턴 레드삭스와 전반기 최종전에서 타격 도중 파울 타구에 왼발을 맞은 뒤 통증으로 교체됐다. X-레이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라스무센은 “크게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올스타 휴식기가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 몸도 마음도 후반기에 임할 준비를 했으면 한다”며 동료의 후반기 선전을 기원했다.
탬파베이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경기를 시작으로 후반기 일정에 들어간다.
전반기를 4승 12패로 마무리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4위로 미끄러진 탬파베이에게 후반기 초반 반등은 아주 중요해보인다.
‘디 애슬레틱’은 탬파베이가 “트레이드 마감전까지 경기력이 팀의 접근 방식을 결정하는” 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하성과 이 동료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시즌 마지막까지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후반기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애틀란타(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