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타점 합작 듀오’ 박동원-문보경 “우주의 기운? 이미 우리에게 왔다” [MK인터뷰]

최초입력 2025.10.28 08:59:00
최종수정 2025.10.28 10:17:22

한국시리즈 2차전서 9타점을 합작한 LG트윈스의 듀오 박동원과 문보경이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LG 트윈스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서 장단 11안타로 폭발한 타선의 힘을 앞세워 13-5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LG는 홈에서 치른 1,2차전 승리로 한화에 한국시리즈 2연승으로 앞서갔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지난해까지의 21번의 사례 중 최종 우승까지 연결된 건 모두 19차례로 우승 확률은 무려 90.5%(90.47%)에 달한다. LG는 1차전 완승에 이어 2차전서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려 승리하면서 한국시리즈 승리의 매우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전날 열린 1차전에서는 LG가 투타의 완벽한 조화를 앞세워 8-2로 완승을 거뒀다. 반대로 한화는 1차전 완패를 당하면서 PO시리즈 승리 분위기가 꺾였다. 그리고 2차전서도 LG가 장단 10안타를 뽑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이틀 연속 폭발한 메가트윈스포의 위력을 자랑했다.

LG의 5번 1루수 문보경은 홈런 포함 5타점 원맨쇼 경기를 펼쳤다. 4회 한화를 완전히 침몰 시키는 싹쓸이 3타점 2루타, 8회 쐐기 투런 홈런까지 5타수 4안타(1홈런) 1득점 5타점의 미친 활약을 펼쳤다.

7번 포수 박동원 역시 3회 쐐기 투런 홈런 포함 3안타 2득점 4타점 맹타를 휘둘러 공격을 이끌었다. 박동원은 7회에도 상대 실책 이후 득점을 가져온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는 등 LG의 득점 상황에서 빛났다.

먼저 폭발한 것은 박동원이었다. 박동원은 3회 말 류현진의 5구째 한 가운데로 몰린 체인지업(128km)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LG가 7-4로 점수 차를 더 벌리는 쐐기 홈런이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박동원은 홈런 상황에 대해 “너무 기분이 좋았다. 오늘 점수가 많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우리가 점수를 많이 냈지만 또 많이 실점하기도 했다. 그래서 빨리 달아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필요한 점수가 났다고 생각해서 기분이 좋았다”며 결정적인 홈런을 친 기분을 전했다.

특히 이날 LG 타자들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노림수를 갖고 경기에 들어갔다. 박동원은 “그걸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체인지업을 노린다고 해서 실투가 온다는 법은 없는데 오늘 저에겐 굉장히 운이 좋은 날이 었다”고 했다.

류현진은 이날 3이닝 7피안타 7실점으로 LG 타자들에게 완전히 무너졌다. 하지만 박동원은 여전한 존경심을 내비쳤다.

박동원은 “정말 좋은 공이었고, 류현진 선배는 월드시리즈까지 던진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다. 그래서 준비를 많이 했다. 커맨드가 워낙 좋은 선수다. 실투 하나가 나왔을 때 그걸 못치면 (아예) 못 친다고 봐야한다. 오늘은 우주의 기운이 내게 왔다”며 거듭 이날의 행운과 좋은 흐름에 기뻐했다.

문보경 또한 이날 4회 말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 싹쓸이 3타점 2루타 포함 8회 쐐기 투런포 등으로 맹활약했다.

4회 말 1사 후 홍창기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후속 타자 신민재의 삼진 이후 오스틴이 볼넷을 골랐다. 이어 김현수의 추가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그리고 4회에만 김종수에서 김범수로 2번째 바뀐 한화 마운드를 문보경이 무너뜨렸다.

문보경은 김범수의 초구 118km 커브를 통타했고 타구는 한화의 우익수 키를 넘어 우측 담장 펜스 바로 아래를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그 사이 3명의 주자는 모두 홈을 밟으면서 싹쓸이 3타점 2루타가 됐다. 홈런 여부에 대한 비디오 판독 결과 원심은 바뀌지 않았지만 LG가 10-5까지 스코어를 벌리면서 완전히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문보경은 “오랜만에 경기를 해서 그런지 잔상이 남는 느낌이 있어서 오늘은 비슷하면 때릴려고 했다”면서 류현진의 공략법에 대해 “특별하게 바꾼 건 없다. 똑같이 하려고 했다.경기가 없으니 타격에 대한 잡생각을 버릴려고 했는데 그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루타와 홈런 상황에 대해 각각 문보경은 “2루타는 타이밍이 나와서 그대로 쳤던 것 같고, 마지막 홈런 상황은 정우주 선수의 직구가 워낙 좋으니까 타이밍에 늦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앞에다 놔두고 쳤다”며 각각 다른 타석에서의 접근법을 설명했다.

한화는 29일 3차전서 선발 투수로 코디 폰세를 내세울 생각이다. LG가 이미 1~2차전 승리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황. ‘폰세를 상대로도 우주의 기운이 올까’라는 취재진 질문에 박동원은 이내 “우주의 기운은 우리에게 이미 왔다. 솔직히 타이브레이크 해야 하는데 안하지 않았나”라는 말로 좌중을 폭소케 했다.

시즌 막바지 LG와 한화가 치열한 1위 승부를 하던 당시 상황을 언급한 것. 정규시즌 선두였던 LG가 최종전서 패한 이후 한화의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 타이브레이크를 치러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화가 143경기째서 SSG 랜더스에 충격 역전패를 당하면서 LG는 1.5경기 차 선두를 지켰다.

한화를 누르고 정규시즌 1위를 가져온 순간부터, 류현진에게 홈런을 친 상황까지 고려하면 이미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운이 LG에게 있다는 것이 박동원의 생각. 두 차례나 ‘우주의 기운’을 언급할 정도로 좋은 기운들이 LG에게 몰려 있다고 봤다.

시즌 막바지 부진한 끝에 하위 타순으로 밀리고 경기 벤치를 지키는 일도 있었던 문보경도 중심타선에서 완전히 살아났다. KS에서 다시 극적인 타순 변화에 대해 문보경은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있다. 감독님이 맡겨주신 역할에 맡게 하려고 한다”며 담담한 마음가짐 속에 책임감을 전했다.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