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만 잘한다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

손혁 한화 이글스 단장이 왕옌청(王彦程·대만)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화는 “아시아쿼터 선수로 일본프로야구(NPB)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이던 왕옌청과 연봉 1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13일 밝혔다.

대만 국가대표 출신 왕옌청은 180cm, 82kg의 체격을 지닌 좌완투수다. 최고 154km의 패스트볼 및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주무기이며, 간결한 딜리버리에서 나오는 공격적인 투구와 더불어 오랜 NPB 경험으로 익힌 빠른 퀵모션도 강점으로 꼽힌다.

2019년 라쿠텐과 육성선수 계약을 맺은 왕옌청은 올해까지 NPB 이스턴리그에서 활동했다. 통산 NPB 이스턴리그 85경기(343이닝)에서 20승 11패 평균자책점 3.62 248탈삼진을 올렸다. 특히 올해 활약이 좋았다. 22경기(116이닝)에 나서 10승(이스턴리그 2위) 5패 평균자책점 3.26(이스턴리그 3위) 84탈삼진을 적어냈다.

왕옌청은 NPB 외국인 선수 1군 보유 제한 규정 영향으로 2군에서만 활약했지만, 분명 큰 잠재력을 지녔다 평가받는다. 2018 18세 이하(U-18) 아시아야구선수권,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서는 대만 야구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특히 APBC 2023에서는 한국전에 선발 등판하기도 했다.

한화는 이런 왕옌청을 품에 안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통상 KBO리그 구단 스카우터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스프링캠프로 향하는 2월, 선택과 집중을 위해 해외 스카우터 전원이 오키나와로 넘어가 NPB 대상 선수를 집중 관찰하기도 했다.

여기에 손혁 단장 등 한화 수뇌부가 자주 일본으로 건너가 직접 선수들을 관찰했고, 결과적으로 가장 우수한 선수 중 하나라고 평가되는 왕옌청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손혁 단장은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 수 있는 선수라 기대하고 있다. 올 시즌 비록 2군이지만, NPB에서 풀타임 선발 경험을 쌓기도 했다”며 “그동안 우리 팀 선발진에 좌완은 류현진 한 명뿐이었다. 왕옌청의 가세로 좌우 밸런스도 맞출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아직 발전 가능성이 남아 있는 젊은 나이의 좌완투수라는 점도 좋게 봤다. 특히 KBO리그 각 구단에 주축 좌타자들이 많다보니 좌완의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손 단장은 “기본적으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이며, 실전 피칭을 세 차례 봤는데 100구 넘어서도 구속을 유지하는 점이 좋았다”면서 “슬라이더에 체인지업과 커브, 스플리터까지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점도 장점이다. 적응만 잘 한다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선수 본인의 의지도 크다. 왕옌청은 “한화의 제1호 아시아쿼터 선수로 입단하게 돼 영광이다. 기회를 주신 한화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한화는 올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강팀으로 무엇보다 팬들의 열정과 사랑이 대단한 팀으로 알고 있다. 이런 훌륭한 팀의 일원이 돼 정말 기쁘고, 하루 빨리 팬 여러분의 뜨거운 열정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 올 시즌 한화가 높이 비상했는데, 내년 시즌 더 높이 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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