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명가 재건’을 목표로 전북현대 지휘봉을 잡은 거스 포옛 감독. 그는 첫 시즌부터 전북의 우승을 이끌며 K리그1 패권을 잡았다. 한때 홍명보 감독과 함께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로 올랐던 그가 약 1년 동안 바라본 한국축구는 어땠을까.
포옛 감독은 22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전북의 우승은) 감독 커리어에서 가장 큰 성과다. 아직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전북 부임 당시 구단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지난 시즌 부진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바꿔줬으면 좋겠다는 부탁이었다. 성적에 초점을 두고 시즌에 돌입했는데, 좋은 성과와 함께 우승할 수 있었다. 너무나도 기쁘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시즌 유례없는 부진을 겪었던 전북. 구단 역사상 최초로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지는 굴욕을 맛봤다. 가까스로 K리그1 잔류 후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고, 구단의 철학과 방향성 재정립에 나섰다. 전북은 새로운 사령탑을 물색했고,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선덜랜드, 스페인 라리가 레알 베티스, 그리스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포옛 감독과 손을 잡았다.
포옛 감독은 지난해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이 경질된 후 꾸준히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인물이다. 지난해 7월 대한축구협회는 최종적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고, 포옛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 평가 3순위로 남았다. 이후 깜짝 전북행을 알리며 관심을 모았다.
포옛호 전북은 시즌 초반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빠르게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며 가파른 상승세를 맞이했다. 시즌 중반에는 리그 22경기 무패 가도를 달리며 압도적인 선두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전에서 파이널 라운드를 앞두고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포옛 감독은 전북에 통산 10번째 별을 안겼다.
대표팀 감독 후보였던 포옛 감독은 부임 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K리그 최정상에 올랐다. 그가 그동안 지켜본 한국축구는 어땠을까. 포옛 감독은 “K리그는 기술적으로 훌륭한 리그다. 좋은 퀄리티를 가진 선수들이 많다. 특히 공격 포지션에 많이 포진돼 있다. 많은 팀이 공격적으로 집중하는 추세다. 팬들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골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실용적인 것을 더 선호한다. 실점을 최대한 줄이고, 공격할 때는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한국에는 잠재력이 높은 선수가 많다. 다른 리그에서도 충분히 제 실력을 보여줄 것이다.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프로선수답게 훌륭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고, 매 훈련에서 최선을 다한다. 한국축구는 가능성이 높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K리그에 대해서는 “부족하다. 국제적인 명성을 더 쌓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다른 나라에서도 K리그를 더 주목할 것이다. 발전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포옛 감독의 부임으로 전북은 1년 만에 승강 플레이오프행 굴욕을 씻어내고 최정상에 올랐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K리그 내 외국인 감독이 늘어나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포옛 감독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외국인 감독이 온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을 거다.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수단과의 호흡, 소통이 중요하다. 우리는 지난 시즌 안 좋은 성적을 받았고, 새로운 감독 선임을 통해 분위기를 살리고자 했다. 선수들 또한 처음 한국에 온 지도자를 잘 따라주고 신뢰했다”라며,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는 국적을 떠나 “선수단과 유대감 형성”이라 답했다.
[상암=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