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34·울산 HD)가 놀라운 선방 쇼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울산은 11월 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5시즌 K리그1 36라운드(파이널 B) 수원 FC와의 맞대결에서 1-0으로 이겼다.
해결사는 루빅손이었다. 루빅손은 후반 1분 이청용이 내준 볼을 간결한 드리블에 이은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조현우는 ‘실점이나 다름없는 슈팅’을 여러 차례 막아내며 강등권으로 추락할 수도 있었던 울산을 구했다.
조현우가 경기 후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다.
Q.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아주 중요한 경기였다. 승리해서 기분이 좋다. 어젯밤 전화 한 통이 왔다. 그분의 메시지가 정말 컸다. 개인적으로 아주 존경하는 분이다. 오늘 경기는 그분 덕분에 잘 치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좋은 선방이 그분 덕분에 나왔다.
Q. 그분이 누군가.
그거는 말해드릴 수 없다. 저만 알고 있겠다.
Q. 메시지 내용은 무엇이었나.
그건 저만 알고 있겠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다. 제겐 큰 힘이 됐다. 수원 FC전을 준비하면서 정말 힘들었다. 이 부담감을 빨리 떨쳐내고 싶었다. 짧은 시간일 수도 있겠지만, 내겐 아주 길게 느껴졌다. 오늘 승리해서 기분이 정말 좋지만, 이동경이 부상을 당해서 많이 속상하기도 하다. 에릭, 고승범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태다. 걱정이 많이 된다.
Q. 그분께선 조현우가 선수 생활을 하는 데 큰 영감을 준 건가.
내겐 아주 의미 있는 분이다. 나만 이렇게 알고 있고 싶다. 나도 ‘그분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누군가의 꿈이 되고 싶었다. 이 자리를 통해서 그분께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Q. 실점이나 다름없는 수원 FC의 슈팅을 여러 차례 막아냈다. 경기하면서 수비진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나.
우리 수비수들은 경험이 풍부하다. 훌륭한 선수들이다. 동료들을 믿었다. 특별히 지시한 건 없다. 우리가 항상 싸박에게 실점을 내줬다. 힘들었다. 싸박을 잘 막으려고 했다. 오늘 경기에선 내가 어떻게든 실점을 막아야 한다고 봤다. 준비를 철저히 했다. 좋은 선방으로 승점 3점을 챙겨서 기분이 좋다. 아직 끝난 건 아니지만,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
Q. 오프사이드로 선언됐지만, 경기 막판 싸박이 울산 골망을 출렁였었다. 당시 어떤 심정이었나.
일대일 상황이었다. 솔직히 두려웠다. 실점을 내줘선 안 되는 경기였다. 우리 골망이 출렁이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정말 간절했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길 바랐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돼서 싸박은 아쉽겠지만, 기분이 좋았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다.
Q. 울산의 순위와 관계없이 매 경기 엄청난 선방을 보인다. 개인상 욕심은 없나.
한 해 한 해 좋은 선수가 나오고 있다. 그런 상황 속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K리그1엔 훌륭한 선수가 많다. 개인상보단 팀만 생각하고 있다. 리그 2경기가 남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울산=이근승 MK스포츠 기자]
